임종윤 사장, 주주제안 통한 이사회 구성 및 경영복귀 선언
한미그룹 “임종윤 사장, 사익 위해 한미 이용 말아야” 반박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창업주 장남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양측은 한미약품의 경영권에 대한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열띤 설전을 벌였다.
한미그룹은 지난 13일 입장을 내고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이 스스로를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 “예상된 수순으로, 이 같은 행보는 사익을 위해 한미를 이용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한미그룹 입장 발표는 임종윤 사장 측의 경영 복귀 선언에 따른 것이다. 임종윤 사장과 창업주 차남인 한미약품 임종훈 사장은 지난 13일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오는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을 포함한 신규 이사진을 구성하는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임종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 대표에 오르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제약 산업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법조인 등으로 구성된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또 전문성을 갖춘 이사진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한미그룹은 “임종윤 사장은 임성기 창업 회장 별세 이후 가족들에게 부과된 5,407억원의 상속세 중 가장 적은 금액인 352억원만을 납부했다. 임 사장은 상속받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대부분을 본인 사업과 개인 자금으로 활용해 왔다”고 반박했다.
또 “임종윤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693만5,029주 대부분은 주식 담보 대출에 사용됐으며,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 부족해지면서 직계 가족들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154만3,578주까지 추가 담보로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담보대출을 활용한 금융권 차입금만 1,730억원에 달해 임 사장은 연간 100억원에 육박하는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미그룹은 최근 임종윤 사장 측 가처분 소송 보조참가자로 등록된 ‘케일럼엠’의 최대주주가 대부업을 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임종윤 사장 측이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종윤 사장 측은 한미사이언스와 OCI 홀딩스 그룹 통합해 반발해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한미그룹은 그간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 경영에 무관심했다고 지적했다.
한미그룹은 “임종윤 사장의 행보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임종윤 사장이 그동안 개인 사업에만 몰두했을 뿐 정작 한미약품 경영에는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임종윤 사장은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고, 본인이 사내이사로 재임하는 한미약품 이사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일례로 2023년 상반기 5차례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 임종윤 사장은 단 1회 참석한 반면, 개인 회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의 2023년 상반기 이사회에는 100% 참석률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한미그룹은 이 같은 이유로 임종윤 사장 주주제안의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며, 경영권 분쟁 상황을 만들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본인의 다중채무를 해결하는 동시에, 한미그룹을 본인의 개인 기업에 활용하려는 사익 추구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지난 십수 년간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으면서 개인 사업에만 몰두해 왔던 임종윤 사장이 갑작스럽게 ‘한미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회사를 공격하고 있어 매우 의아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OCI그룹과의 통합으로 창업주 임성기 회장에서 시작된 ‘R&D 중심 신약개발 기업’이라는 경영철학과 한미의 DNA를 지키고, 한국 시장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법률과 절차에 따라 OCI그룹과의 통합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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