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실 입원환자 평균 입원일수 5.9일 vs VIP 입원환자 8.1일
강남센터 올해 9월 의사만 34명 투입…전체 인건비 270억원
김윤 의원 “의료대란 인력 부족에도 VIP 진료 우선 부적절”
서울대병원이 강남에서 운영하는 고가 회원제 건강검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일명 ‘VIP 환자’의 특실 입원일수가 일반 환자의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당시 한 VIP 환자는 무려 464일간 특실에 머물렀다.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이 공공의료보다 고가 VIP 프로그램 운영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서울대병원으로부터 받은 ‘특실 입원 현황과 프리미어 CEO 회원제 운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일반 환자 평균 특실 입원일수는 5.9일인 반면 프리미어 CEO VIP 회원은 8.1일로 1.5배 가량 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극심했던 지난 2021년에는 전체 특실 환자 평균 입원일수가 4.8일에 불과했으나, VIP 회원은 무려 20.8일에 달했다. 이 시기 VIP 회원 중 1명은 무려 464일 동안 특실에 머문 사실이 드러났다. 김 의원은 “1년 이상 독점적 사용은 의료적 필요라기보다 사실상 특혜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가 운영하는 프리미어 CEO 제도는 2006년 도입된 고가 회원제 프로그램이다. 단순 검진이 아닌 개인별 건강 상황에 맞춘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검진 과정에서는 전용 VIP Room을 이용해 개인 사생활이 보장된다. 전담 간호사(헬스매니저)의 1대 1 코디네이션을 통해 검진이 진행되고 검진 후 발견된 건강문제는 외래진료와 질병예방 클리닉으로 연계돼 지속적 관리가 이뤄진다.
올해 기준 프리미어 CEO 회원 수는 148명으로 최근 5년간 약 150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가입 유형은 ▲프리미어(검진포함 최대 연회비 2,600만원) ▲프리미어 라이트(검진 제외 연회비 2,100만원)로 구분되며, 올해 상반기 기준 1인 평균 납부액은 신규 회원 2,157만원, 기존 회원 2,194만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가 프리미어 CEO와 개인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연평균 601억2,78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는 지난해 기준 의사 64명, 간호사 113명, 보건직 69명, 사무직 등 기타 49명 총 295명이 근무하며, 이들에게 지급된 인건비는 약 270억원이다. 그러나 강남센터 회계는 서울대병원 본원 회계와 통합돼 있어 사실상 국립대병원 인건비가 VIP 회원제 인력과 고가 개인 건강검진 프로그램 운영에 투입되는 구조다.
특히 올해 9월 기준 VIP 회원을 담당하는 의사의 전문과목은 내과 29명, 외과 1명, 가정의학과 4명으로 총 3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월 임대료로 최근 5년간 연평균 46억3,083만원이 지출됐으며, 신규장비 금액으로 16억580만원이 투입됐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국가건강검진기관으로 등록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김 의원은 “서울대병원은 독자적 설치법에 근거해 유일한 국립대병원으로 국가 공공의료 최후 보루이자 필수의료 중심에 서야 할 기관”이라며 “의료대란으로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해 국민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전문인력이 공공의료보다 VIP 중심 진료에 우선 배치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최고 국립대병원조차 필수의료 대신 고가 VIP 프로그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며 “특실 운영과 VIP 연계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공병원으로서 필수의료 인력과 병상 운영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가 추진 중인 필수의료특별법이 통과되면 별도 재원을 통해 국립대병원이 공공·필수의료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