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시 동료 업무과중 우려”

2025년 보건의료노동자 정기 실태조사 결과, 임신과 출산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30%는 육아휴직도 사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청년의사).
2025년 보건의료노동자 정기 실태조사 결과, 임신과 출산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30%는 육아휴직도 사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청년의사).

보건의료노동자 10명 중 3명은 임신·출산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육아휴직을 사용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4일 ‘2025년 보건의료노동자 정기 실태조사’에서 일과 생활 양립제도가 보장되지 않는 보건의료노동자의 현실이 드러났다며 주 4일제 도입으로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태조사는 보건의료노조가 있는 의료기관 200곳에 근무하는 4만4,9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육아휴직 대상인 보건의료노동자 5,618명 중 30%인 1,685명은 육아휴직이나 근무시간 단축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49.5%(2,781명)는 육아휴직만 사용했다. 육아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모두 사용했다는 응답은 18.7%(1,049명)였다.

최근 3년 내 임신·출산을 경험한 여성 응답자의 79.1%는 임신 중 쉬운 업무로 전환하지 모했으며 92.7%는 유급 수유시간을 사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임신 중 하루 2시간 근무를 단축했다는 응답은 42.2%였다.

육아휴직이나 근무시간 단축을 하지 못한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27.1%) 다음으로 인력 부족으로 동료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어서(24.2%)나, 직장 분위기상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없어서(21.1%)를 꼽았다.

보건의료노조는 “실제 현장에서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일-생활 양립이 보장되지 않고 있었다”며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한 강도 높은 근무 환경에 시달리는 병원 현장에서 육아휴직과 노동시간 단축, 쉬운 업무 전환을 시행할 경우 동료의 업무과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주 4일제 도입으로 “보건의료노동자가 현장에서 이탈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노동현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주 4일제 효과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에서 나타난다고도 했다. 세브란스병원노조 분석 결과, 주 4일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보건의료노동자는 퇴사율이 최대 8.8% 줄고 일과 삶의 군형, 여가 활용, 직장생활만족도 등도 개선됐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들이 주 4일제 시범사업 실시를 적극 검토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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