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군사훈련 후 직무교육+시도 배치→교육 생략, 훈련 중 시도 배치
대공협 "이탈 막으려 서두르나…젊은 의사 목줄 채워 착취하려는 것"
보건복지부가 훈련소에 입대한 신규 공중보건의사의 직무교육을 생략하고 근무지 배치 작업부터 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보의 현역 이탈을 막고자 서둘러 근무지로 보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입영한 2025년 신규 선발 의과 공보의 250명에 대한 시도 배치 작업이 오늘(25일)부터 시작된다. 공보의들은 약 일주일 뒤인 31일 자로 '즉각 배치'되고 기초군사훈련이 끝나는 4월 7일 시군구별 세부 배치를 위해 이동해야 한다.
대공협 이성환 회장은 이같은 결정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전에는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직무교육을 하면서 시도 배치를 진행했다. 공보의는 3~4일 후 시도로 이동해 시군구별 세부 배치를 받고 근무를 시작한다. 그러나 올해 신규 공보의는 "훈련소 안에서 시도 배치를 받고 4월 7일부터 시군구별 세부 배치 절차를 밟고자 배치된 시도로 이동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거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준하는 수준으로 정부가 서두르고 있다"고 봤다.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신규 공보의는 훈련소에 들어가지 않고 코로나19 현장 대응 업무에 우선 투입됐다.
근무지 이동 전 진행하는 직무교육은 취소됐다. 이 회장은 "근무지 이동 후 시도별 온라인 교육으로 위임할 것 같다. 직무 배치 관련 정보 공지도 1~2주 이상 늦었는데 이제는 최소한의 사전 공유도 없이 매년 진행하던 (복지부) 직무교육까지 취소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원칙적으로 시도 자체 교육이 가능하긴 하다. 그러나 복지부 진행과 비교하면 교육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공보의들이 직무 관련 정보 습득과 교육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근무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대로면 공보의 업무 수행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번에는 공보의 인력이 크게 감소해 개개인 직무교육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 도서 지역이나 교도소, 당직 근무가 필요한 병원급에서 바로 근무해야 하는 공보의들도 있다. 그런데도 복지부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5년 신규 공보의는 지난해보다 61% 감소한 250명이다. 반면 4월 전역 예정자는 512명이다.
대공협은 복지부가 공보의의 현역 이탈을 막기 위해 절차를 변경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은 "공보의의 경우 직무교육 불참자를 현역으로 강제 전환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다. 이번 사태 전까지 해당 조항은 벌칙 같은 역할이었다"며 "그러나 이번에 공보의로 선발된 사직 전공의들이 해당 조항을 근거로 대체복무역에서 현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자 복지부에서 아예 직무교육 절차를 빼버리고 일단 근무지 배치부터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줄부터 매 어떻게든 젊은 세대, 젊은 의사를 착취하려는 정부의 왜곡된 태도가 엿보인다"면서 "대공협은 올해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겠다. 의료 취약지 국민을 보호하고 젊음을 태워 헌신하는 공보의를 지키겠다. 전공의였다가 공보의로 들어오는 동료들의 걱정과 불안을 줄이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노력하고 협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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