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심사소통단 2기 출범…국내외 제약사 82곳‧240명 참여
총 11개 분과…각 분야별 가이드라인 제·개정 통해 규제 개선
합성 올리고뉴클레오티드‧펩타이드 국내 임상 진입 기반 마련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의약품 심사소통단 2기 출범식 및 워크샵 모습.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의약품 심사소통단 2기 출범식 및 워크샵 모습.

국내 제약산업의 최신 동향과 핫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의약품 심사소통단(CHORUS)’ 2기가 240명 규모로 출범했다. 암종 불문 항암제, 인공지능(AI) 기반 품질 심사, ICH 최신동향 대응 등 제약업계의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활동에 나서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의약품 심사소통단(CHannel On RegUlatory Submission & Review, 이하 코러스) 제2기가 출범식 및 올해 첫 워크샵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코러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함께하는 의약품 심사 분야 민·관 소통 채널로, 지난 2년간의 1기 활동을 마치고 2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출범식에서는 향후 2년간(2025.3~2027.2) 운영될 2기 심사소통단의 계획과 분과별 활동 방향이 공유됐다.

2기 코러스는 1기보다 60여 명 늘어난 240여 명이 참여하며, 기존 5개 분과에서 11개 분과로 확대 운영된다. 총 82개 업체가 참여하며, 국내사와 글로벌 제약사의 비율은 약 7대 3으로 구성됐다.

특히 동아에스티 배용구 팀장이 이끄는 임상시험 심사 분과(제약업체 24명)는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의 주요 트렌드인 ‘암종 불문 항암제’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다. ‘암종 불문 항암제 개발 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제정은 특정 암종이 아닌 유전자 변이나 생체표지자를 기반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암종에 상관없이 특정 표적에 작용하는 항암제의 임상시험 설계와 평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임상시험 심사 분과 내부의 다국가 임상시험 소분과 구성이다. 분과 구성원으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대거 포진했으며, 한국애브비, 한국엠에스디, 한국아이큐비아, 사노피-아벤티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암젠코리아, 한국노바티스, 베이진코리아,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로슈, 존슨앤존슨, GSK, 아스트라제네카, 한국다이이찌산쿄 등 14개 기업이 참여해 글로벌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규제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다국가 임상시험 소분과는 1기에 이어 SOC 비(非)치료 관련 항암제 임상시험 선정기준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한면, 올해 ‘합성 올리고뉴클레오티드 의약품 임상시험 고려사항 가이드라인’, ‘합성 펩타이드 의약품 임상시험 고려사항 가이드라인’ 제정을 새롭게 추진할 예정이다.

GSK 정유진 전무가 발표를 하고 있다. 
GSK 정유진 전무가 발표를 하고 있다.

AI 의약품 심사관 구축…“품질심사 도구의 퀀텀 점프”

AI 품질심사 소분과 분과장을 맡은 엔지켐생명과학 최경길 부장은 “품질심사 툴의 퀀텀 점프”를 목표로 한다며 유전독성, 금속불순물 연계심사, CTD 제출 대상 확대 등 규제 변화로 방대해진 자료를 효율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AI 리뷰 템플릿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부장은 “‘AI 의약품 심사관’이라고 하면 클릭만 하면 모든 심사를 다 해줄 것 같은 기대를 갖게 될까 우려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심사관들의 심사를 도와주는 툴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이라며 “작년보다 참여 인원이 크게 늘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GSK 정유진 전무가 이끄는 첨단품질심사 분과(제약업체 28명)는 올해 ICH의 M4Q 가이드라인 전면 개정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 국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ICH에 제출할 예정이며, 10월까지 ‘합성 올리고뉴클레오티드 의약품 품질평가 가이드라인(안)’을 마련하고, 11월에는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품질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 전무는 “올릭스와 같은 회사는 사실 저희가 좀 낯선 이름의 회사일 수도 있는데, 개발하고 있는 특정 분자들이 경계성 복합 구조의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라며, “이러한 신기술·신제형 기업들의 참여가 분과 활동에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동구바이오제약 정기훈 이사가 이끄는 동등성심사 분과(제약업체 37명)는 ICH M13A 경구용 속방제제의 생동성시험 가이드라인 및 질의응답에 대한 국내 도입방안 마련에 나선다. 정 이사는 “IR(Immediate Release) 제제의 경우 원칙적으로 공복 생동만 하고 있지만, 식후 생동도 필요하다는 게 세계적 추세”라며 “어떤 성분은 공복 생동을 해야 하고 어떤 성분은 식후 생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함량이 다른 경구용 제제의 생동성시험 면제기준 가이드라인(안) 의견 수렴 및 논의, 생체시료 분석법 밸리데이션 및 시험검체 분석 가이드라인 교육자료도 마련할 계획이다. 소분과별로는 첩부제, 카타플라스마제, 점안제 등 국소작용 제제에 대한 동등성 평가방법 논의, 나노철착염주사제 등 복합제네릭 동등성 평가 가이드라인 마련, 주성분 동일성(API Sameness) 평가 가이드라인 개발을 추진한다.

동구바이오제약 정기훈 이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 정기훈 이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오래도록 업계와 식약처의 소통 공간이 되기를 희망”

유한양행 이병무 이사가 이끄는 허가심사 지원 분과(제약업체 46명)는 ‘가교자료 소분과’와 ‘개발지원 소분과’로 나누어 활동한다. 한국릴리 최소정 차장이 소분과장을 맡은 가교자료 소분과(19명)는 가교자료 제출 면제 사례 추가와 최신 국내외 동향을 반영한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한다.

개발지원 소분과(29명)는 이병무 이사가 직접 소분과장을 겸직하며, 공통 적용 사항, 제품의 제제학적 특성에 따른 기재 시 유의사항 등을 안내하는 ‘허가사항(용법용량) 작성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한다. 이 이사는 “자료제출의약품이나 신약 등의 첨부문서 작성 시 참고할 수 있는 지침이나 안내서 같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며 개발지원 소분과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대원제약 박지연 이사가 이끄는 전주기 관리심사 분과(제약업체 60명)는 제네릭 의약품 개발 업체의 허가심사 불확실성 해소와 변경관리 효율화를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기준 및 시험방법 변경(기시변경) 시 제출자료 가이드라인에 현행 자료작성지침을 구체화하고 작성예시, FAQ 등 상세 설명을 보강할 예정이다.

또한 IPRP(국제 의약품 규제 프로그램) 품질 평가자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신약 GRP(우수심사기준)와 제네릭 심사 현황 간 격차 분석을 통해 제네릭 의약품 품질심사를 위한 GRP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빈도 보완 유형을 분석해 해소방안을 마련하고 가이드라인과 GRP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부 의약품규격과 박상애 과장은 개회사에서 코러스의 의미와 2기 운영 방향성을 설명했다. 박 과장은 “코러스는 합창과 같이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함께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문화로, 의약품심사부와 제약업계가 함께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기 키워드가 ‘소통’이었다면, 2기는 소통을 통한 ‘공감’ 형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날 마지막 발표자인 정기훈 이사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노력해 주셔서 코러스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고, 이 코러스가 오래오래 지속되면서 업계와 식약처가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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