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스아이바이오, 임상 성과 토대로 글로벌 파트너링 가속화
“AI가 주는 건 힌트…실험증 검증‧재학습 통한 선순환 구조 必”

14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현장에서 만난 파로스아이바이오 한혜정 미국법인 대표가 파트너링 행사장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현장에서 만난 파로스아이바이오 한혜정 미국법인 대표가 파트너링 행사장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김찬혁 기자]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신약 개발 플랫폼의 성과를 입증하며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력 확대에 나선다. 특히 백혈병 치료제 후보물질의 우수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제43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와 바이오텍 쇼케이스가 열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 로비에서 만난 파로스아이바이오 한혜정 미국법인 대표는 “PHI-101 1상 임상시험 완료 후 확인된 효능과 안전성 프로파일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안에 의미 있는 성과가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PHI-101은 지난해 완료한 1상에서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불응하거나 재발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환자들에게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외 병원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평가 가능 환자의 50%가 종합완전관해를 달성했다.

특히, 1a상에서는 200mg까지 용량제한독성이 발생하지 않아 우수한 내약성을 확인했으며, 1b상은 기존 승인 치료제보다 높은 160mg 단일요법으로 진행됐다. 이 결과는 지난해 12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혈액학회(ASH)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현재 AML 치료제로는 아스텔라스의 ‘조스파타(성분명 길테리티닙)’과 다이이찌산쿄의 ‘퀴자티닙(해외제품명 반플리타)’이 대표적인 FLT3 저해제로 사용되고 있다. 길테리티닙은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나 일부 환자에서 약물 내성이 보고되고 있으며, 퀴자티닙은 2023년에 승인받아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한 대표는 기존 치료제가 이미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한 상황이지만 PHI-101이 더 넓은 환자군에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며, “코로나19로 인해 임상이 길어진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됐다”며 “경쟁 약물이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환자들에서도 PHI-101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 대표는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기회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유럽에서는 현재 길테리티닙만 사용 가능한데 재발률이 높아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크다”며 “유럽 의료진들은 PHI-101이 차세대 표준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올해 파이프라인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상반기에는 pan-RAF 및 DDR1 이중 억제제인 PHI-501의 1상 IND(임상시험계획서)를 신청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PHI-101의 2상 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PHI-101의 2상 첫 환자 등록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국내 본사와 함께 호주, 미국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한 대표는 “각 법인이 해외 기업들과의 파트너링과 공동 개발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경쟁 약물이 진입하지 않은 국가의 기업들과 우선적으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통한 협력도 확대한다. 한 대표는 “신약 설계뿐 아니라 기존 약물의 적응증 확장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가능하다”며 “이미 여러 기업들로부터 공동개발 제안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AI 신약개발의 핵심 경쟁력으로 데이터 품질과 실험실 검증을 꼽았다. 그는 “AI가 제시하는 결과는 힌트일 뿐”이라며 “반드시 실험실 검증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이 데이터를 다시 AI에 학습시켜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의 궁극적인 목표는 AI 플랫폼을 통한 혁신신약 개발 시간 단축이다. 한 대표는 “파로스아이바이오 윤정혁 대표와 남기엽 신약개발 총괄 사장(CTO)는 20~30년 전부터 AI 기반 신약개발의 필요성을 예견하고 준비해왔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 신약을 빠른 시간 내에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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