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모집 마무리 되면서 "피해 최소화" 방안 찾자는 목소리 ↑
"원점 재논의" 원칙 견지와 증원 의대 교육 "현실적 대응" 엇갈려

지난 23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 주최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토론회) 현장 모습(ⓒ청년의사).
지난 23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 주최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토론회) 현장 모습(ⓒ청년의사).

2025학년도 의대 수시 모집이 마무리되고 정시 모집에 들어가면서 의료계 안에서도 '현실'을 거론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거나 전면 백지화할 수 없다면 더 늦기 전에 "피해 최소화"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시 모집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는 방안이 꼽힌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줄이거나 의대 입시 자체를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요구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물론 2025학년도 원점 재논의라는 가장 큰 원칙을 끝까지 관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지난 23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이 주최한 제43대 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토론회)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회장 당선 이후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로드맵을 묻자 후보 5명의 의견이 갈렸다. 이같은 질문에 각 후보가 어떤 대답을 내놨는지 정리했다. 토론회 규정에 따라 현장에서 답변한 순서다.

김택우: 2025학년도 정원 문제에 대한 의협의 방향성과 의료계가 어떤 대안을 세우고 정부에 무엇을 제안할 것인가 논하는 것은 주객전도다. 정부 책임과 사과를 묻는 게 순서다. 사태 해결 이후 시간이 흘러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현재 의료대란 책임을 돌리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정부 사과를 받아야 우리의 '다음'도 있다.

이미 의학 교육 현장은 7,500명 교육은 어렵다고 말해왔다. 이제 와서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의 대안을 낼 수는 없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원점 재논의돼야 한다. 이를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정부와 정치권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회장으로서) 회원 총의를 모아 의료계의 다음 방향을 설정하겠다.

강희경: 의료계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2025학년도 의대 수시 합격자는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그들의 합격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정시에서) 합격권에 든 학생도 인정해야 한다. (2025학년도 의대 입시 합격자도) 이미 우리(의료계에 속한)다. 물론 지금 의대를 떠나 투쟁 중인 의대생을 존중하고 보상해야 한다. 그 길은 선배들이 제대로 된 교육 환경과 의료 체계를 만드는 것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2026년 시점의 의대 교육 대책이 필요하다. (휴학했던) 2024학년도 의대생과 (증원한) 2025학년도 의대생을 위해 교육부가 대책을 세우라고 지금 이 시점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우선 입학자에게 등록 우선권을 주거나 수업 순서의 조정, 복수 전공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후 의대 정원은 과학적인 근거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해야 한다.

주수호: 2025학년도 의대 입시 수시 모집이 끝났고 정시 모집 절차를 밟고 있다. 2024학년도 입학생과 2025학년도 입학생 가운데 군 입대자 규모와 내년에 의대 교육을 받는 학생 규모를 파악해야 한다. 교육 받을 학생 규모가 현재 의학 교육 현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2024학년도 입학생에게 수업의 우선권을 주고 2025학년도 입학생은 (1년 뒤인) 2026년에 수업하는 방향으로 (의료계가) 내부 분위기를 잡아야 한다. 이때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은 중지해야 한다. 그리고 3~5년에 걸쳐 2025학년도에 늘어난 정원을 소화해 '원상 복구' 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의료계가 단합해야 하고 교수들의 힘이 필요하다. 회장이 되면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 회장을 모아 대학병원 진료 시간을 조정하도록 의견을 모으겠다. 그렇게 정부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

이동욱: 사태 장기화 원인은 의협의 소극적인 대응에 있다. 김택우 후보는 이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비대위가 원칙을 지켰다고 한다. 그렇다면 임현택 집행부가 탄핵될 이유도 없었다. (이전 비대위와 집행부 모두) 원칙을 잘 지켰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건 동일하다. 이런 기조는 잘못됐다. 지금 의대생과 전공의는 왜 선배들은 지난 1년간 우리가 겪은 고통을 분담하지 않는지 묻는다.

회장이 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만나 담판 짓겠다. 그리고 그 내용을 두고 의대생과 전공의 대표를 포함해 의료계가 하나의 결론을 내려 정부에 (최후) 통첩을 보내겠다.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투쟁으로 끝장을 봐야 한다. 의대생과 전공의가 군대에 끌려가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건 안일한 생각이다.

최안나: 이미 2025학년도 의대 입시 수시 합격자가 나왔고 내년에는 (의대 인원이) 두 배 이상 뛰는 게 확정이다. 오는 1월 10일이면 전공의 입대 여부도 확정된다. 진행된 입시 (수시) 합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도 미래 의사다. 비대위는 정시 선발 인원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계는) 이를 따라야 한다. 또한 회장 당선자가 결정되기 전에 정시도 끝난다. 지금으로서는 대법원의 의대 정원 증원 관련 선고가 조속히 나도록 촉구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내년에) 의대에 들어오는 학생들의 입학 자체를 문제 삼을 게 아니라 그들의 교육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치열하게 논의해야 한다. 회장에 당선되면 이같은 논의를 즉시 시작하겠다. 의대생과 전공의의 요구안 중 (2025학년도 증원 백지화 외) 나머지 요구사항이라도 얻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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