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차단·삭제까지 평균 3개월 이상 걸려
김윤 의원 “유통 창구 잡고도 차단 못해” 지적
인터넷에서 불법 유통되는 마약이 급증했다. 2020년에는 한 건도 없었던 온라인 마약 적발 건수가 올해에는 8월까지 813건으로 45.2배였다. 마약류로 분류된 향정신성의약품도 온라인 불법 유통이 늘어 5년 새 12.5배였다.
하지만 이를 적발해도 실제 차단하는데 3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마약류 온라인 판매 광고 적발 건수가 지난 2020년 3,506건이었지만 2024년 8월 기준 9.7배인 3만4,162건으로 늘었다고 25일 밝혔다
특히 5년 전에는 단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던 마약 온라인 불법 유통이 2021년 18건, 2022년 193건, 2023년 180건에서 올해에는 8월까지 813건이나 적발됐다. 향정신성의약품 온라인 불법 유통은 2020년 2,107건에서 2024년 8월 2만6,392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대마 불법 유통은 1,293건에서 5,910건으로, 임시마약류는 106건에서 1,047건으로 늘었다.
온라인 불법 유통은 늘었지만 실세 수사 의뢰로 이어진 건수는 지난 5년간 45건에 불과했다.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마약류를 불법으로 판매하거나 구매한 사람 모두 최대 10년 이하 징역형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지난 2019년 적발된 마약 판매 게시글 계정(ID) 4건을 수사 의뢰했지만 수사기관은 판매자 특정 정보가 없으면 수사 진행이 어렵다고 밝혀와 “이후 구체적인 판매자 정보 등이 확인된 경우만 수사의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 마약류 불법 유통 정보를 차단하는데도 3개월 이상 걸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5년간 마약류관리법 위반 유통 적발 정보 시정 요구한 총 4만2,038건 중 97.5%인 4만934건이 ‘X(트위터)’였다. 이어 페이스북 723건, 인스타그램 189건, 유튜브 등 구글 139건, 카카오·네이버 53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식약처 요구로 온라인 불법 유통 의약품 정보가 실제 차단·삭제되는데 평균 43일 소요됐지만 마약류는 평균 99일로 더 오래 걸렸다.
김 의원은 그 원인이 “방통위 인적, 물적 가원 한계”에 있다며 “현재 방통위 내 마약류 시정요구 전담 인력은 1명뿐이며, 차단 시스템까지 노후화돼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불법 마약의 온라인 유통 창구를 잡고도 세 달간 차단을 못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SNS를 통한 마약 유통은 게시글의 게시 기간이 짧고 단기간에 많은 사람에게 공유돼 전파되는 등 파급력이 커서 빠른 차단 처리가 중요하다”며 “식약처가 위법 사항을 증명했다면 방통위가 즉시 차단요청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크 웹 등 신종 마약 유통망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판매자의 특정 정보가 없다고 수사기관에서 수사의뢰를 받지 않는 것 역시 문제”라며 “마약 온라인 유통에 대한 식약처와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수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관련기사
-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부작용 보고 5년 새 2.1배↑
- "마약 중독 의사 면허 취소, 의학적 판단 아래 검토를"
- 온라인 의약품 안전 관리 ‘비상등’…미허가 의약품까지 판매
- 의사 면허신고 시 ‘마약 투약’ 여부 등 확인한다
- "마약중독·치매 의사 여전히 진료…면허 취소는 0건"
- 병협“‘마약류 투약 확인 의무화법’, 과도한 규제” 반대
- 마약류 의약품 처방‧조제 시 ‘DUR시스템’ 점검 의무화 추진
- 불법 마약과 같이 취급되는 향정…정신과醫 “별도 법 필요”
- 마약류 불법 유통 늘지만 관련 사이트 차단 더뎌
- 수능 앞두고 마약류 의약품 '공부 잘 되는 약'으로 둔갑 불법유통
- 향정신성의약품 처방 기준 초과 지속…“일부 환자에 집중 처방”
- 펜터민 등 향정의약품 ‘다이어트약’ 둔갑…10억8천여개 처방
- 軍마저 뚫렸다…마약 관련 징계 3년간 3배 급증
- 불법 마약 광고 차단부터 수사 의뢰까지…’원스톱 처리‘되나
- 온라인 의료기기 불법광고 급증…“원천 차단 어려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