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귀 교수, HR+ 및 HER2+ 환자 대상 OFS 효과 분석
“젊은 환자의 재발 방지 중요…고위험군 선별 적용해야”
[바르셀로나=김찬혁 기자] 호르몬 수용체(HR) 양성이면서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 양성인 유방암 환자에서 난소기능억제(OFS)와 항호르몬 요법 병용 치료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가 발표돼 주목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안성귀 교수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Ovarian function suppression in HR-positive, HER2-positive breast cancer: An exploratory analysis from the HERA trial’이라는 주제로 미니 오랄(Mini Oral) 세션을 통해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안 교수는 HR 양성, HER2 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OFS의 중요성은 잘 확립되어 있으나, HR 양성 및 HER2 양성인 환자군에서는 이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3상 임상시험인 헤라(HERA) 임상시험 데이터를 사용해 OFS의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에는 총 965명의 환자가 포함됐으며, 501명(51.9%)은 타목시펜 단독요법을 받았고, 464명(48.1%)은 OFS와 항호르몬 요법을 병행했다. 연구 결과, OFS를 받은 환자군은 10년 무병 생존율(DFS)이 유의미하게 더 높았으며(OFS 70.9% vs. 비-OFS 59.6%, p<0.001), 전체 생존율(OS) 또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OFS 84.7% vs. 비-OFS 74.0%, p<0.001). 특히, OFS와 아로마타제 억제제(AI)를 병용한 경우가 타목시펜과 병용한 경우보다 DFS와 OS 모두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이후 본지를 만난 안 교수는 “한국과 같이 젊은 유방암 환자 비율이 높은 국가에서 이번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젊은 환자들은 장기 생존할 가능성이 높고 재발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요소다. 특히 고위험군 환자들, 예를 들면 종양 크기가 크거나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OFS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HR 양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군이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0%를 차지하며, 이 중 고위험군에서는 OFS가 치료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 교수는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타목시펜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였으나 이 결론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타목시펜보다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성과가 더 나은 것은 맞지만, 연구 당시 사용한 데이터가 오래된 것이고, ‘퍼제타(성분명 퍼투주맙)’나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엠탄신)’ 같은 새로운 HER2 타깃 치료제가 등장하기 전의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안 교수는 “일부 의료진은 HER2 표적 치료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해 추가적인 OFS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추가적인 OFS 치료의 필요성은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OFS를 통한 치료법이 환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불편함과 독성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보다는 고위험군을 선별해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