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1200명 중 300명 파업 참여…진료는 차질 없어
임금 2.5% 인상에 합의했지만 지급 시기 두고 이견
노조 "의정갈등 공백 메운 노동자들…기본만 지켜달라"
병원 "전공의 사직 이후 경영난…합의점 찾기 위해 노력"
조선대병원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지 2일차가 됐지만 노사 간 교섭은 재개되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사 측은 임금 인상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선대병원지부는 지난 29일 오전 8시를 기점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조선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1,200명 중 300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조선대병원 김진호 원장은 병원 홈페이지에 '환자 및 보호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병원은 환자의 치유와 보호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가능한 모든 인력과 수단을 동원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병원과 노조는 계속해서 원만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파업이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노사 측은 교섭을 제안하는 등 별다른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
앙측은 2.5%의 임금 인상안에는 합의했지만 이를 지급하는 시기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조선대병원은 임금 인상률을 결정할 때 통상적으로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준용했다. 이에 올해 임금 인상안으로 2.5%를 제시했다. 또한 3월부터 시작되는 회계연도에 맞춰 임금을 인상하는 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병원 측이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3월부터 임금 인상률을 소급해 지급하는 게 아니라 9월부터 임금을 2.5% 인상하는 안을 제안하면서 교섭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 측은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공백을 노동자들이 메우면서 강제 연차 소진 등 희생을 감수한 부분을 병원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선대병원 정새롬 지부장은 30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지난 29일 자정 12시 30분까지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조정이 중지됐다”며 “밤을 새서라도 대화하자고 했지만 병원에서 연락이 오지 않아 결국 파업에 돌입했다. 교섭이 결렬된 후 서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 지부장은 “보건의료노조 중앙 요구안은 6.4% 임금 인상이었으나, 올해 전공의 사직도 있었고 조선대병원이 공무원 보수를 준용하는 사업장이었기에 올해 공무원 임금 인상률인 2.5%를 요구했다"며 "작년에 받지 못한 수당도 함께 요구했지만 포기하고 보수만 인상하고 임단협에 보장된대로 3월 1일부터 소급해 인상하라고 요구했다”며 “그러나 병원이 어렵다면서 이를 거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은 병원에 남아 의정갈등의 공백을 메웠다. 또한 연차를 강제로 소진하면서 실질적으로 임금도 삭감됐다. 희생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기본만 지켜달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병원은 노조가 왜 6개월도 양보하지 못하냐고 한다”고 말했다.
현장 조합원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에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정 지부장은 “전공의 사직 이후 업무가 가중된 상황이기에 현장에서 불만이 컸다. 그래도 조합원들은 공무원 보수를 준용하는 사업장이니 (공무원 임금 인상률까지) 어느 정도는 올려줄 것이라 생각해 왔다”며 “이에 현 상황에 (노조원들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측에서 대화 제의가 오면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그러나 노조에서 먼저 대화를 제의할 의향은 아직 없다. 수당 다 포기하고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준용 해달라는 게 우리의 마지노선이기에 더 이상의 안은 없다. 병원에서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 A씨는 “현재 전공의 사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기에 이번 임단협에서 경영권 회복을 위해 임금 동결을 제시했다”며 “이후 조정을 거치면서 병원도 한발 물러서서 2.5% 인상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3월분부터 소급하는 게 아니라 9월 임금부터 적용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 부분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이 결렬된 상황”이라며 “현재 교섭은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병원 측에서도 어떻게든 합의점을 찾고 교섭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상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환자 진료에도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진료 공백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외래, 응급실, 중환자실 모두 정상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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