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간호사회, 간호미래지도자 양성 과정 진행…35명 참여
조윤수 회장 "인력의 절반 이상이 간호사인데 정책 결정 못해"

서울특별시간호사회는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2023년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청년의사).
서울특별시간호사회는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2023년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청년의사).

간호법 제정이 좌절된 후 간호계가 간호 정치인 양성 등 정치력을 강화하고 간호 정책에 목소리를 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서울특별시간호사회 조윤수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사업추진계획을 밝혔다. 서울시간호사회는 회원 수 5만6,364명으로 대한간호협회 산하 17개 지역 지부 중 가장 많은 회원이 가입돼 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동안 다른 의료진도 그랬지만 간호사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다 희생하고 험난한 현장에서 사명감으로 뛰었다”며 “그런데 사회는 간호사를 희생과 헌신의 이미지로만 바라보고 있다. (희생과 헌신에 대한) 보상이 아닌 언론에 조명되는 것에 그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간호법을 제정해 그 안에 간호의 미래를 담아보고자 했는데 잘 안됐다. 너무 속상하고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시간이었다”며 “보건의료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게 간호사인데 막상 정책을 결정하는 주체가 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현실은 우리의 바람과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시간호사회는 이에 올해부터 ‘간호미래지도자 양성 과정’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5일부터 정치에 관심 있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선거·정치제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돕고 리더십 함양을 통해 간호 정치 지도자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국회의원 보좌관과 시의원 등을 강사로 초빙해 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함께 법안 발의 과정 등 실무 과정을 교육할 예정이다. 현재 35명의 간호사가 해당 과정에 신청했다.

이를 통해 간호 정책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간호사 정치인’을 발굴하고 직접 간호 정책 입안에 나서는 첫 발걸음으로 삼겠다는 게 서울시간호사회의 설명이다.

대외협력위원장인 박경옥 이사는 “임상에 열중하는 것만으로는 간호의 애환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간호미래지도자 양성 과정을 추진한다. 당장 내년 총선에 출마할 국회의원 후보자를 발굴할 수 없겠지만 시의원·구의원부터 차근차근 양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보위원장인 심원희 이사도 “간호사 출신 의원이 법안 발의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어 애쓰는 것을 봤다. 간호 관련 전문지식을 법안으로 발의하기 위한 방법을 교육하고자 한다”며 “현재도 여러 정당에서 간호 관련 정책안과 의견들을 보낸다. 이를 의미 있는 법안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간호사회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외에도 정책 관련 활동을 강화한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혁신 기반 간호현장'을 주제로 한 간호정책세미나 ▲간호사·간호대생 대상 정책제안 공모전 ▲간호정책아카데미가 있다. 간호정책아카데미에서는 국회에서 보건 관련 입법 활동을 수행하는 국회의원을 초청해 특강과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서울시간호사회 조윤수 회장은 간호사 정치인 발굴을 위한 '간호미래지도자 양성 과정'을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청년의사).
서울시간호사회 조윤수 회장은 간호사 정치인 발굴을 위한 '간호미래지도자 양성 과정'을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청년의사).

서울시간호사회는 그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크게 ▲조직 강화 ▲회원 권익 옹호 ▲간호환경 개선 ▲협력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조직 강화 부분에서는 미래지도자 양성 과정을 비롯한 정치 역량 강화와 더불어 언론 홍보 등을 강화해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선다. 회원 권익 옹호를 위해선 ▲서울시 내 25개 구간호사회와의 네트워크를 강화 ▲중소병원·요양병원 간호부장, 보건간호사회, 보건교사회 간담회 ▲보수교육·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간호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복지지원금 ▲심리치유프로그램 ▲문화공연 관람 지원 ▲나이팅게일 캠프 ▲은퇴 간호사를 위한 인생 2막 프로그램 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Youtube) 쇼츠(Shorts)와 이모티콘 공모전을 통해 헌신으로 대변되는간호사의 이미지를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전문직의 이미지로 제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협력 사업에서는 서울시의사회·서울시병원회·서울시치과의사회·서울시한의사회·서울시약사회 등과 함께하는 서울시보건의료협의체에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간협과의 협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조 회장은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지향해야 하는 간호가 무엇인가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 간호가 가지는 힘, 행복한 간호사, 인정받는 간호사 시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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