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벤시오' 유지요법 급여와 맞물려 2차 치료옵션 기대
아스텔라스가 개발한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본격적인 국내 출시를 예고했다.
'파드셉'은 요로상피암 치료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승인된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s, ADC)로, 머크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 1차 유지요법의 급여 시기와 맞물려 2차 치료옵션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지난 19일 '파드셉'의 국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요로상피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파드셉의 도입 의미를 공유했다. 오는 8월 파드셉 국내 출시를 앞두고 국내 요로상피암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파드셉의 임상적 의의를 조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파드셉은 지난 3월 10일 식약처로부터 '이전에 백금기반 화학요법제 및 PD-1 또는 PD-L1 억제제의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를 위한 단독요법'으로 허가 받았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김미소 교수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후속 치료로 화학요법 밖에 선택할 수 없었던 국내 요로상피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겼다고 했다.
김 교수는 "요로상피암은 전체 방광암의 약 91%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라며 "환자 10명 중 8명이 60대 이상인 만큼 고령에서 흔히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근침윤성 요로상피암은 재발과 전이가 잦아 전이성 환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은 약 5%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혈뇨와 빈뇨, 잔뇨 등 배뇨장애 증상을 동반해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낮은 질환임에도 그간 매우 제한적인 치료 옵션으로 인해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큰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혀왔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는 백금기반 화학요법제와 면역항암제를 근간으로 한다. 이들을 모두 사용한 환자에서 질병이 진행되면 결국 환자는 후속 치료옵션이 없어 '파클리탁셀' 등으로 항암화학요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김 교수는 "요로상피암은 진행이 빠른 편으로 끊임없이 치료가 이어져야 하는 질환이지만 기존에는 표준 치료법이 없어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2차 치료 이후 어쩔 수 없이 항암화학요법 약제를 사용해 왔다"며 "파드셉은 백금기반 화학요법(1차 치료)과 면역항암제(1차 유지요법 혹은 2차 치료) 치료 이후에도 암이 진행되거나 재발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치료 성적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라고 했다.
파드셉의 출시는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의 급여 적용 시기와 맞물려 2차 치료옵션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현재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의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고 1년이 넘도록 깜깜무소식이었던 바벤시오 급여 논의가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심평원과 제약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바벤시오는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거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도 마치고, 현재 공고 예고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바벤시오가 비급여인 탓에 대부분의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은 1차 치료에 백금기반 화학요법만을 사용해 왔다. 또한 백금기반 화학요법에 치료 실패한 환자들은 2차 치료에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단독요법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었다. 때문에 사실상 이번에 도입된 파드셉은 이 키트루다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3차 치료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이 보험급여를 받게 되면, 후속 치료에 면역항암제를 다시 사용할 수 없으므로 환자 대부분은 2차 치료에 곧바로 파드셉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파드셉이 아직 국내에서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치료접근성에 제한이 있다.
이에 대해 한국아스텔라스제약 의학부 박경아 이사는 "파드셉은 현재 마땅히 사용할 치료제가 없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다른 치료제 못지 않게 급여 필요도가 높다"라며 "회사는 파드셉의 조속한 급여 절차 진행과 더불어 급여 전까지 환자지원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요로상피암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