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증임상 IMvigor130 3상에서 1차 변수 충족시키지 못해
박인근 교수 "선택지 줄어드는 건 사실…전반적으론 큰 영향 없어"
로슈가 국내에서도 적용되고 있는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의 방광암 적응증을 미국에서 자진 취하했지만,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로슈의 계열사인 제넨텍(Genentech)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시스플라틴에 적합하지 않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치료에 대한 티쎈트릭의 미국 적응증을 자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로슈는 미국에서 확증 임상시험 실시를 전제로 한 신속 승인 절차를 통해 티쎈트릭의 방광암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에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진행성 방광암 환자의 1차 치료를 위한 IMvigor130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IMvigor130 3상 결과, 티쎈트릭은 1차 목표였던 화학요법 단독 대비 전체 생존기간(OS) 입증에 실패했다. 로슈는 이 결과에 따라 미국식품의약국(FDA)과 협의를 거쳐 티쎈트릭의 방광암 1차 적응증을 자진 철회했다. 로슈는 세부적인 IMvigor130 임상시험 결과는 추후 학술대회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로슈 최고의학책임자(CMO)인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방광암이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인 가운데 IMvigor130 임상시험이 전체 생존기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값을 내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다만 티쎈트릭이 여러 형태의 암을 치료하는 데 혜택이 있다는 점은 확신한다"고 대답했다.
이같은 결정으로 국내에서도 티쎈트릭의 방광암 적응증 또한 변경될 여지가 크다.
현재 국내 방광암 치료제로 허가된 약제는 티쎈트릭을 포함해 MSD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머크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 BMS&오노약품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등 면역항암제와 얀센 발베사(성분명 얼다피티닙) 등 표적항암제가 있다. 글로벌에서는 아스텔라스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토딘)도 있지만 국내 허가는 아직이다.
이 중 실질적으로 방광암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다. 때문에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가 개발됐음에도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아직까지 방광암 1차 치료에 시스플라틴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적합한 환자에게 GC(젬시타빈+시스플라틴) 병용요법과 용량 집중 MVAC(메토트렉세이트+빈블라스틴+독소루비신+시스플라틴)요법 등을 1차로 권고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는 "사실 방광암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를 쓰는 환자는 많지 않다. 다만 항암요법치료를 힘들어하거나 거부하는 환자 입장에서 치료 선택지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2차에서 급여등재된 면역항암제도 생겼고 비급여로 사용한다면 1차 유지요법에도 면역항암제 선택지가 있어서 전반적으로는 큰 영향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로슈 측은 이번 미국에서의 방광암 적응증 자진 철회와 관련해 "(티쎈트릭)국내 적응증 유지여부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본사 및 식약처와 긴밀히 논의할 예정"이라며 "현재 티쎈트릭으로 치료받고 있는 요로상피암(방광암) 환자들에게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게 보건당국 및 학회, 전문가들과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