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중환자 대상 생존율 비교 연구 결과
전담전문의 담당 중환자 장·단기 사망률 모두 감소
코로나19 환자 사망률 28% 낮춰…ARDS는 36% 줄어
"보상 확충하고 제도적 지원으로 전담전문의 확대를"

중환자실에 중환자의학 전담전문의가 상주하면 환자 사망률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청년의사)
중환자실에 중환자의학 전담전문의가 상주하면 환자 사망률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청년의사)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가 상주하면 그렇지 않은 곳보다 환자 사망률을 20% 이상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는 사망률이 약 30% 감소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송인애·오탁규 교수 공동연구팀은 중환자실에 상주하는 중환자의학 전담전문의가 환자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전담전문의 배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13일 밝혔다.

중환자의학 전담전문의는 주 5일 이상 낮 시간대에 중환자실에 상주하며 환자를 관리한다. 지난 2009년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전담전문의 제도와 양성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전담전문의 총 인원은 1,774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환자실에 상주하는 전담전문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배치 속도는 더디다. 정부가 지난 2015년 전담전문의 배치 병원을 대상으로 보상 체계를 마련했지만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기에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난 2020년 중환자실 적정성 3차 평가에서 전담전문의 1인당 병상 수는 평균 22.2병상이었다. 미국 중환자의학 분야에서 권고하는 7.5병상에 비해 약 3배 많다.

이번 연구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배치 효과를 규명하고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중환자실 입원 환자 114만7,493명을 대상으로 전담전문의 배치 여부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 대상자 중 전담전문의 진료를 받은 비율은 42%다.

전담전문의가 담당하지 않은 환자와 비교했을 때 이들이 중환자실에서 사망할 확률은 평균 22% 적었다. 1년 내 사망률도 15% 낮았다.

코로나19 환자 대상 평가도 결과가 비슷했다. 전담전문의 진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 사망률은 28% 감소했다. 이번 평가는 지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은 코로나19 환자 1만3,10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가운데 전담전문의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2%다.

자료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자료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산소 치료가 불필요한 환자부터 에크모(체외산소공급, ECMO) 치료가 필요한 환자까지 중증도 6단계 모두 사망률 감소가 확인됐다. 생존이 위험한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 환자 사망률은 36%까지 감소했다.

연구팀은 환자 장·단기 생존율 상승 효과가 확인된 만큼 제도 지원을 확대해 전담전문의 배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또 다른 감염병 사태 대비에도 전담전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송 교수는 "현재는 전담전문의를 고용해도 병원에 돌아가는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병원이 적극적으로 전담전문의 배치를 고려할 수 있도록 보상 정책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 역시 "최근 과중한 업무량과 소송 위험 때문에 중환자의학 전담전문의를 지망하는 젊은 의사가 줄고 있다"며 "이들을 위해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nnals of Intensive Care'에 게재됐다. 코로나19 환자 대상 연구는 일본중환자의학회가 발간하는 'Journal of Intensive Car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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