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조직은행장 사직 후 비대위원장 후보 등록
“차기 의협 회장 선거용이어선 안돼…전력다하겠다”

한국공공조직은행 강청희 은행장이 사표를 내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등록했다(ⓒ청년의사).
한국공공조직은행 강청희 은행장이 사표를 내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등록했다(ⓒ청년의사).

강청희 한국공공조직은행장이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을 막겠다며 그 직을 버리고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에 도전했다.

의협 상근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강 은행장은 21일 의협 비대위원장 후보자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주 공공조직은행에 사표를 제출했으며 22일자로 수리될 예정이다.

강 은행장은 “많이 고민했지만 의협 비대위원장 선출이 차기 의협 회장 선거처럼 되고 있어 후보 등록을 결심했다”며 “간호법과 면허취소법을 막는데 집중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는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은 강 은행장은 “의료계 내에서 투쟁도 해보고 비대위도 운영해보고 악법도 막아보고 (의료계에 필요한) 법도 통과시켜봤다. 공직에 들어가서 일도 해봤다”며 “일이 진행되는 과정과 통로를 알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이 비대위원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 은행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용인시 기흥구보건소장 등을 지냈다.

강 은행장은 “간호법과 면허취소법은 그 내용에도 문제가 많고 입법 과정도 잘못됐다. 이번에 막기 못하면 앞으로 문제 있는 법안들이 수 없이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며 “단합해서 목소리를 내서 어떻게 해서든 중단 시키거나 문제 되는 내용을 수정하는 쪽으로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은행장은 “이번에 아무 것도 못하면 결국 모든 직역이 다 독립해서 별도 법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막을 수 있는 논리가 많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국민들을 설득하지도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오후 4시 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오후 8시 후보자 설명회를 개최한 뒤 선거운동 기간을 거쳐 오는 23일 오후 8시 비대위원장을 뽑는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권은 대의원들에게 있으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오후 9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강 은행장 외에도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이 등록했다.

한편, 강 은행장은 지난 2021년 10월 제2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조직 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내부 특별감사를 통해 인체조직 할인 판매 사건을 적발하고 내부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했다.

강 은행장은 사직 의사를 밝힌 후 공공조직은행 구성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내부적으로 잘못된 운영을 바로잡기 위해 제 규정을 완비하고 감사기능을 확립해서 업무상 과오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묻고 선량한 피해자 양산을 막는 자정과 환류 기능을 정립하고자 했다”며 “그 결과 과거 악순환과 기관 약점의 고리를 과감히 단절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한 이식재 관리에 필요한 재원 확보도 2024년도 예산으로 반영돼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다. 외부적으로는 우리 기관의 인지도와 위상을 높이려 노력했다”며 “국정감사 이후 논란이 됐던 지적 사항 해결에 최선을 다했고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는 판단 하에 부여 받았던 공직의 무게를 내려놓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맡겨진 숭고한 기증자의 정신, 존엄한 인간성의 발로를 소중하게 섬기고 잘 받들어 인류공영에 이바지 하는 존귀한 공공기관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전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