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동연구진, 대장균 모든 전사종결부위 해독
합성생물학 기반…"고부가가치 바이오화합물 생산"

미생물 대사 경로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합성생물학 기반 차세대 대사 조절 밸브 기술이 개발됐다. 미생물은 다양한 유용 바이요화합물 생산에 이용되지만 생산 효율성을 높이려면 대사 회로 조절이 필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은 생명과학과 조병관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승구 박사, 바이오융합연구소 조수형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 생명공학과 최동희 박사, 버나드 팔슨(Bernhard Palsson) 교수가 함께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이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장균에 존재하는 1,600여개의 전사종결부위를 모두 해독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생물 대사회로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합성생물학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전사종결부위는 DNA가 암호화하는 유전 정보가 RNA로 전사될 때, 원하는 유전자만 정확히 전사되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동안 데이터가 부족해 구체적인 조절 기작에 대한 규명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전사종결부위가 다양한 세기를 가져 인접한 유전자들의 발현을 정교하게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를 대사회로 조절에 이용했다.

미생물도 생장 조건과 배양 환경에 따라 물질 생산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엄격하게 통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실험 간 편차가 낮고 양분과 배양 조건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안정적인 대사조절 기술이 필요하다.

(가) 1,600여개 대장균 전사종결부위의 서열 특성 및 특징적인 구조 (나) 전사종결부위 바이오 부품 기반으로 제작한 대사 밸브의 형광 유전자 발현 조절. 대사 밸브는 두 형광 단백질의 발현 비율을 정교하게 조절함. (다) 기존 기술과 대사 밸브의 발현 조절 편차 비교. 기존 기술은 산포도에서 형광 세기가 높은 편차를 보이나, 대사 밸브는 균일한 형광 세기를 가지며 실험 편차가 매우 낮음. (라) 대사 밸브는 양분, 온도 등 다양한 배양 조건에서 균일한 결과를 보임(자료제공: KAIST).
(가) 1,600여개 대장균 전사종결부위의 서열 특성 및 특징적인 구조 (나) 전사종결부위 바이오 부품 기반으로 제작한 대사 밸브의 형광 유전자 발현 조절. 대사 밸브는 두 형광 단백질의 발현 비율을 정교하게 조절함. (다) 기존 기술과 대사 밸브의 발현 조절 편차 비교. 기존 기술은 산포도에서 형광 세기가 높은 편차를 보이나, 대사 밸브는 균일한 형광 세기를 가지며 실험 편차가 매우 낮음. (라) 대사 밸브는 양분, 온도 등 다양한 배양 조건에서 균일한 결과를 보임(자료제공: KAIST).

이에 연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인 ‘Term-Seq’ 기법을 이용해 대장균 내 1,600여개의 전사종결부위를 발굴했다. 그리고 머신러닝 기반의 분석 기술을 이용해 그 특성과 구조를 규명했다.

이어 발굴한 전사종결부위를 바이오부품으로 사용해 여러 유전자 간 발현량을 조절할 수 있는 대사 밸브를 제작했다. 이 대사 밸브는 실험 간 편차를 기존 시스템 대비 최대 75%까지 억제하고, 다양한 배양·실험 조건에서도 특성이 변하지 않는 안정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사 밸브를 유용 대사물질인 비타민 B8(미오-이노시톨) 생산에 적용했다. 그 결과 포도당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해당과정과 비타민 B8 생산 대사경로를 조절해 최적의 대사 비율을 도출해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최대 11배까지 증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전사종결부위의 특성을 규명한 생물학적 의의가 크고, 이를 대사 조절에 이용한 획기적인 시도”라며 “개발된 대사 밸브는 외부 조건 변화에 안정적이고, 실험 간 편차가 기존 기술의 25% 수준이다. 미생물 기반의 고부가 화합물 생산의 차세대 대사 조절 기법으로 이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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