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령층에서 백일해 발생 증가…가정 내 영유아 2차 감염 우려

최근 국내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백일해 발생률이 증가해 황혼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가정 내 영유아 2차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고령층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백일해 예방을 위한 Tdap 백신 접종이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국내 60대 이상 백일해 환자 비율은 해마다 증가해 2020년에는 9세 미만(25.6%) 그룹보다 60대 이상(35.2%)에서 9.6% 가량 더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자녀를 대신해 손자∙손녀를 돌보는 일명 '할빠(할아버지+아빠)', '할마(할머니+엄마)'들의 백일해 발생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본인의 건강은 물론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와 영유아가 있는 가족 내 2차 발병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백일해는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하며, 국내외에서 2~3년 간격으로 반복유행(cyclic outbreaks)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신생아 및 영아에서의 백일해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8년 '성인 예방접종 안내서'를 개정하며, Tdap 백신 접종대상을 기존 임산부에서 영아가 있는 가정의 형제, 조부모로 확대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고령층에서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아직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되지 않은 60세 이상 연령에서 백일해 백신 접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다른 백신과의 동시 접종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자료가 부족해 단독으로 접종하는 방안이 권고되고 있다.

권고안에 따르면, 예방접종 면역반응과 치료간 간섭효과를 피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전후 2주와 2차 접종 전후 2주 등 최소 간격 유지가 필요하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는 "치명적인 백일해 질환의 특징을 고려해 본인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 영유아 손주의 감염 방지를 위해서라도 1958년 이전에 태어난 실버 세대라면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를 예방할 수 있는 Tdap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2~3월 코로나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가정 내 2차 확산이 되지 않도록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코로나 백신 접종 전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Tdap 백신으로 백일해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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