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술연구원, 확진자 1인 하루 배출 격리의료폐기물 양 9.7kg…메르스 대비 11배
일회용기저귀 의료폐기물서 제외돼 처리용량 여유…“서울지역 자체처리 시설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최근 수도권 지역 내 확진자가 급증하자 서울지역 내 감염병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재 서울에는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시설이 없다.

최근 서울기술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특집 현장리포트 ‘코로나19 가 가져온 의료폐기물 발생증가와 서울시 시급한 해결과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의료폐기물은 지난해 동기대비 약 18% 증가했다.

다행히 올해 1월부터 감염성이 낮은 일회용 기저귀가 일반의료폐기물에서 제외돼 전량 당일 소각처리 하고 있는 코로나19 격리의료폐기물은 국내 소각시설 처리용량 대비 아직 여유가있다.

일회용 기저귀가 일반의료폐기물에서 제외되면서 지난 2월 한 달간 의료폐기물은 약 2,377톤이 감소했고, 총 의료폐기물은 약 11%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격리의료폐기물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환경공단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격리의료폐기물 발생량은 메르스(MERS)가 발생했던 지난 2015년에 비해 약 2.7배 증가했고, 이후 2018년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 격리의료폐기물 발생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7일 확진자 3,445명이 하루에 배출한 격리의료폐기물은 ▲격리의료시설 2만568kg ▲생활치료센터 7,205kg ▲자가격리 4,278kg ▲임시검사시설 1,378kg 등 3만3,429kg인 것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1인이 하루에 배출하는 격리의료폐기물 양이 9.7kg인 것.

이를 토대로 5월 19일까지 누적된 코로나19 격리의료폐기물 발생양은 2,882톤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5년 6월에서 11월까지 메르스 격리의료폐기물 총 발생량인 261톤에 비교하면 11배 가량 많은 양이다.

더욱이 현재 진행중인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격리의료폐기물 누적 발생량 추정(자료제공: 서울기술연구원)

하지만 전국 14곳에 설치돼 있는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의 93%가 노후돼 있는 상태이고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서울시에는 의료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이 설치돼 있지 않다.

때문에 서울에 있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은 경북지역까지 200km 이상 이동해 처리해야 한다.

메르스 당시에도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발생한 격리의료폐기물이 수도권 지역 49%, 수도권 외 지역에서 51%로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은 “서울시는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시설이 없으며 서울시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경기도 포천, 연천, 용인 소재 수도권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시설의 사용 연한은 평균 20년 이상으로 다른 지역 소각시설에 비해 가장 노후된 상태”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특히 "전염성이 높은 격리의료폐기물은 장거리 이동하지 않고 지역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지역거점설치가 필요하다”며 “이 때 서울시 권역을 벗어나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 감염병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용량은 누적 예상치보다 많아야 한다”고 했다.

더욱이 “의료폐기물과 일반폐기물을 각기 다른 곳에서 소각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이외에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배출단계부터 자가멸균해 전염성을 떨어뜨린 후 미국과 일본처럼 일반폐기물 소각 시설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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