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임금 인상 등 요구…17일까지 태도 변화 없으면 파업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가 지난 10일과 11일 서울대병원 본관 앞 시계탑과 보라매병원 원내에서 서울대병원 김영태 원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사진제공: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김영태 원장에 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성 강화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병원 측이 오는 17일까지 임금단체협상에서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파업 등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지난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서울대병원 앞 시계탑과 보라매병원 원내에서 규탄 집회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집회에는 500여명의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조합원이 참석했다.

노조는 사측에 ‘공공병원 살리기 위한 병원노동자 5대 요구’로 ▲실질임금 인상 ▲구조조정 저지 ▲직원에 책임 전가 중단 ▲필수인력 충원 ▲의료공공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김 원장이 단체교섭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노조의 제안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 원장은 전공의 집단행동이 시작되자 서둘러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고 비상경영이라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원치 않는 무급휴가를 종용하고 운영에 필요한 비품을 무리하게 줄이는 등 직원들은 안중에도 없는 병원 운영을 일삼았다”고 했다.

이어 “김 원장은 매년 진행하는 단체교섭에도 해태하다 노조가 투쟁하자 겨우 시작했다”며 “그러나 실질임금 인상, 구조조정 저지, 직원 책임 전가 중단, 필수인력 충원, 의료공공성 강화 등 조합원이 절박하게 요구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임금 일부 외에는 전혀 안을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역·필수의료를 위한 국립대병원 역할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김 원장에 국립대병원협의회와 국립대병원노동조합 대표자 연석회의를 제안했다”며 “그러나 김 원장은 아무런 움직임도 취하지 않고 있다. 타 국립대병원장조차 국립대병원협회 의장인 서울대병원장의 역할을 운운하고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분회 윤태석 분회장은 공공병원으로서 서울대병원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병원 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에 임금단체협상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윤 분회장은 “검사 건수, 환자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물으면서 인력 충원이나 임금 인상은 필요없다는 김 원장의 태도가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며 “(병원 측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으로 일반 병상을 15%나 축소하겠다고 하지만 서울대병원이 공공병원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병원 측은 지난 11일 오전에 등기우편을 통해 단체협약 개정안을 송부했지만 조합원이 요구하는 내용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개악안’이었다”며 “오는 17일까지 병원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고수한다면 파업을 비롯한 더 큰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의료연대본부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오는 17일부터 '최고 수위의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대병원 분회를 비롯해 ▲경북대병원분회 ▲강원대병원분회 ▲충북대병원분회 ▲대구가톨릭의료원분회 ▲동산의료원분회 ▲동국대병원분회 ▲포항의료원분회 ▲동아대병원분회 등 16개 분회에서 사측과의 조정 신청이 진행 중이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