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원장이 현재 운영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중도 사퇴를 요구한 임현택 회장 당선인에게는 비대위 안에서 이견을 조율하길 권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저에게 주어진 시간까지 전 회원 뜻을 받들어 비대위원장으로서 소명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의료계 내부 갈등으로 회원에 심려 끼쳐 송구하다. 신속히 이 상황을 정리하고 비대위는 의대 증원 저지에 더 집중하겠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의대생과 전공의, 비대위, 차기 집행부는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원장직 겸직 의사를 드러낸 임 당선인에게는 유감을 표했다. 비대위는 "회원 총의를 받들어 대의원회 의결로 만든 조직"이며 "의대 정원 저지에 대한 투쟁과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의료계 구심점"임을 상기했다. 비대위 결성처럼 "해산 또한 전적으로 대의원회 권한"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임 당선인은 현재 비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대위 회의 석상에서 발언하면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당선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는 비대위원장이나 특정인의 의지로 운영하는 조직이 아니다. 상정한 안건은 비대위원 전체 뜻을 물어 결정한다. 비대위 결정은 곧 의사 회원 모두의 뜻"이라면서 "이런 절차를 벗어난 주장은 지금 정부가 밀어붙이는 정책처럼 절차를 무시하는 무리한 주장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불화 논란도 일축했다. 앞으로도 전공의 의사를 존중하며 함께 가겠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는 첫 회의에서 천명한 것처럼 전공의가 정부에 제시한 대화 조건을 존중하고 활동을 지지하는 입장에 어떠한 변화도 없다"며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신뢰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출범 당시 약속도 지켜내겠다"고 했다.

회원에게 지금은 분열을 경계하고 단합할 때라고 호소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혼돈에 빠진 상황을 수습하고 극복해야 할 정부의 의지는 잘 보이지 않고 의료계 분열을 노리는 다양한 활동이 곳곳에서 감지된다"며 "작은 말 한 마디가 의사 사회를 분열시키고 공멸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분열로 정부의 잘못되고 독단적 정책 추진을 막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의료계 역사의 죄인이며 미래 세대에게 죄를 짓는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어둠이 깊을수록 밝아오는 새벽의 광명이 더욱 빛나듯 현재 의료계 혼란은 더 나은 의료 체계를 위한 긴 산고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회원 모두가 동참해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시간을 만들어 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