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A대학병원 매출 40% 감소…“다음주 하락폭 더 커질 것”
매출 하락 속도 ‘상상이상’…“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 느껴져”
전공의 집단사직 여파가 대학병원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공의 집단사직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대학병원 매출은 절반 이상 곤두박질 쳤다. 인력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지난 20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근무를 중단하면서 전국 병원들은 외래진료와 검사, 수술 등을 30~50% 가량 축소하고 입원환자 퇴원시기를 다소 앞당기는 등 응급·중증환자 치료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일주일 새 병원 밖으로 나간 전공의들의 수도 벌써 1만명을 넘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3일 오후 7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 대한 서면점검 결과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80.5% 수준인 1만34명이며, 이 중 근무 이탈자는 9,006명이다.
인력공백 여파는 병원 매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일주일 간 크게는 60% 매출실적이 감소한 대학병원도 있다. 의료계 집단행동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병원장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에 있는 A대학병원장은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 지난 주 실적이 60%대로 줄었다. (의료공백이 더 커진) 이번 주는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지표대로라면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대학병원장은 “상상 이상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이 정도의 매출 하락이 이어지면 직원 월급 주기 어렵다는 곳들도 곧 나올 것”이라며 “당분간은 버티겠지만 이러다 병원들이 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신규 전임의 유입이 크게 줄어드는 점도 인력난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A대학병원장은 “가장 큰 타격이 4년차들 중 군대 갈 사람 다 가고 취직할 사람 다 취직 나간다”며 “2월 말까지 근무일인데 그 때까지 버틴다 하더라도 4년차들 다 나가고 나면 인력공백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는 어떻게든 버티더라도 다음주가 고비다. 병원에서는 병원을 지켜야 하니 나가지 말아 달라 사정하는 입장”이라며 “정부는 (강대강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대책도 없으니 답답하다”고 했다.
B대학병원장은 “지금 시기가 전공의 사직과 상관없이 전임의들이 이동하는 시기”라며 “일률적으로 전공의 사직과 연결시켜 재계약을 안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전공의 4년차들의 전임의 지원이 없으니 타격은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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