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의료연대 "간호법으로 약소직역 업무침탈 확대"
간협, 민트 프로젝트 캠페인 전개…5일 2만여명 결집 예고

대한의사협회는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며 ‘간호법은 간호사특혜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천막을 설치했다. 바로 옆에는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한간호협회의 천막이 나란히 설치됐다(사진제공: 대한의사협회 간호법·면허박탈법 비상대책위원회).
대한의사협회는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며 ‘간호법은 간호사특혜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천막을 설치했다. 바로 옆에는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한간호협회의 천막이 나란히 설치됐다(사진제공: 대한의사협회 간호법·면허박탈법 비상대책위원회).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간호법을 두고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13개 단체와 간호계가 장외전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며 ‘간호법은 간호사특혜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천막을 설치했다. 천막 하단에는 간호사에 의한 업무 영역 침범을 주장하는 주요 단체들의 이름이 나열돼 있었다. 바로 옆에는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한간호협회의 천막이 자리했다.

(왼쪽부터)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박명화 부회장, 대한임상생리학검사학회 오중호 회원,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안영회 이사(사진제공: 보건복지의료연대)
(왼쪽부터)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박명화 부회장, 대한임상생리학검사학회 오중호 회원,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안영회 이사(사진제공: 보건복지의료연대)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국회와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며 간호법으로 약소 직역의 업무범위 침범이 확대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일 국회 앞 1인 시위 주자로 나선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박명화 부회장은 “간호법은 타 보건의료직역의 업무를 침해할 법안으로 보건의료직역 간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에도 민주적 절차 없이 본회의로 직회부해 안건으로 부의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부회장은 “간호법이 통과되면 직역 간 갈등이 심화되고 보건의료협업체계가 붕괴돼 국민 건강에 위협을 가할 뿐 아니라 보건의료데이터 품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회원들은 이 악법이 폐기될 때까지 힘을 모아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4일에는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안영회 이사와 대한임상생리학검사학회 오중호 회원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국회 앞 시위에 나선 안영회 이사는 “국민 보건 증진을 위해 전문적으로 교육 받고 면허를 취득한 임상병리사 회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협의되지 않은 간호법 제정은 국민 건강과 보건의료체계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지금도 현장에서는 간호사가 심전도 검사 등 임상병리사의 업무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 간호법이 제정되면 업무 침탈 범위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사 앞에서 시위를 진행한 오중호 회원은 “지난 70년 동안 적법하게 제정된 법률 아래 의료인과 의료기사들을 규정하고 관리하는 의료법을 거스르는 간호법에 결사 반대한다”며 “간호사만을 위한 간호법 제정은 70년 동안 지켜온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체계를 완전히 붕괴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돌봄이 간호사만의 영역인가”라며 “간호사가 만능으로 부모를 돌보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대한간호협회는 국회와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와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임을 홍보하는 ‘민트(Min. T)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사진제공: 대한간호협회).
대한간호협회는 국회와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와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임을 홍보하는 ‘민트(Min. T)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사진제공: 대한간호협회).

반면, 간협은 국회와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와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임을 홍보하는 ‘민트(Min. T)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국회를 압박했다.

인천광역시간호사회는 지난 2일 자유공원 축제에서 민트 프로젝트 캠페인 홍보 부스를 열었다. 간호사들은 시민들에게 민트캠페인의 상징색인 민트색 기념품과 함께 간호법이 부모돌봄법임을 알리는 전단지를 나눠주며 축제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렸다.

조옥연 인천시간호사회장은 “많은 시민들이 축제를 즐기고 민트 캠페인을 통해 간호법에 대한 중요성도 알게 됐다.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과 환자 안전을 위해 반드시 간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에는 간협이 국회와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간호법 통과 촉구 문화 한마당’을 열었다. 이날 모인 간호사 500여명은 간호법이 부모돌봄법임을 알리며 국회를 향해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민트 프로젝트의 상징색인 민트색 마스크와 스카프를 착용하기도 했다.

이날 오란주 간호사는 “간호사는 3교대라는 현실 속에 출근부터 퇴근까지 평균 10시간 이상씩 일한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선이 없다. 언제까지 업무 시간 외 시간까지 희생해가며 일해야 하나”라며 “간호법을 제정해 간호사가 간호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세대 간호학과 권경자 교수도 “간호법이 제정되면 간호사가 국민과 환자 곁에서 24시간 간호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며 “숙련된 간호 인력이 제대로 된 간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간호법 통과를 위해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강릉영동대 간호학과 곽율원 학생은 “어렵게 취득한 간호사 면허증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 하고 7년 6개월 만에 사직하게 만드는 간호 현실을 생각하라”며 “간호법 제정을 통해 간호사로 자긍심을 갖고 오래오래 환자 곁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한편, 간협은 5일 국회대로에서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수요 한마당’을 열고 간호법 제정을 촉구한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간호사와 간호대생 등 2만여명이 결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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