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성장기 환자 수술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뼈 구멍 위치와 재료에 따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운대백병원은 소아정형외과 박병규 교수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박건보 교수 연구팀이 토끼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골간단공(뼈에 작은 구멍) 위치와 재료에 따라 뼈 길이와 모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어른과 달리 성장기 아이의 무릎이나 다리뼈는 자라기 때문에 수술 시 성장판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전방십자인대와 성장판 수술 과정에서 뼈에 작은 구멍을 내는 과정이 동반되는데, 지금까지는 이 구멍이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 후 발생하는 다리 길이 차이와 변형 원인을 규명하는 단서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성장기인 토끼 정강이뼈 성장판에서 각각 5mm, 10mm, 15mm 떨어진 위치에 구멍을 만들고, 구멍 속을 다양한 재료로 채운 뒤 성장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성장판에서 10mm 떨어진 부위에 구멍을 내고 뼈 왁스(bone wax)를 채운 경우, 뼈가 정상보다 더 길게 자라나는 과성장과 함께 다리가 바깥으로 휘는 외반 변형이 발생했다. 반면, 구멍을 비워두거나 다른 재료를 사용했을 때는 뚜렷한 길이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외반 변형만 관찰됐다.

박병규 교수는 “최근 소아청소년 스포츠 활동 증가로 무릎 인대 손상과 하지 골절이 늘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성장기 환자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다리 길이 차이와 변형을 이해하고 예방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건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성장기 환자들에게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법을 찾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The effect of metaphyseal holes and interposition material on the longitudinal growth stimulation of long bones in a rabbit model'은 국제학술지 'Bone & Joint Research'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