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장암환우회, 건강토크쇼 열고 요로상피암 치료 현실 조명
효과 좋은 신약 두고도 고식적 치료만…5년째 1차치료 급여 ‘0건’
요로상피암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치료를 속속 포기하고 있다. 신약은 개발되고 있지만 건강보험 급여 전환이 더디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단 1건도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에 요로상피암 치료 현실에 대한 고충을 알리기 위해 환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신장암환우회는 지난 11일 ‘희망을 잇다: 요로상피암을 극복하는 우리’를 주제로 요로상피암 환자들을 위한 건강토크쇼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된 행사다. 지난 2월 세계암의 날을 맞아 요로상피암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후 요로상피암 환자들의 고충을 나누고 알리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요로상피암 환자들은 증상 후 진단까지는 평균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고, 진단 후 10명 중 7명은 요로상피암에 대한 질환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하는 등 정보와 정부 지원이 부재한 상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는 “환우회원 10명 중 1명은 요로상피암 환자들”이라며 “요로상피암은 일단 전이되면 치명률이 폐암과 상응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나 유독 신약 개발이 더디고 건강보험 급여도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지난 5년간 일차 치료에서 급여된 신약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요로상피암이 얼마나 소외됐는지를 보여준다”며 “소수지만 똑같이 소중한 생명이다. 정부는 요로상피암 환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는 ‘요로상피암 최신 치료 동향과 현안’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신약 개발에도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더뎌 치료가 어려운 의료 현실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난 50년간 요로상피암 표준치료는 백금기반 화학요법이었다. 오래된 항암제지만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그보다 효과 좋은 약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요로상피암 치료 환경이 10년 전과 비교해 많이 좋아졌다. 다만 일차치료 요법에서 쓸 수 있는 신약이 모두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비용 부담 때문에 권하지 않았다가 환자들에게 원망을 듣기도 했고 (치료를) 시도했다가 경제적 부담으로 포기했던 환자도 있었다”고 했다.
동남권원자력병원 비뇨의학과 구자윤 교수는 요로상피암의 조기진단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 교수는 “방광암은 조기 발견을 하면 예후와 삶의 질을 다 잡을 수 있다”며 “다른 암과 다르게 조기 발견에 따라 암 치료 방법이나 예후가 달라지는 만큼 혈뇨가 보이면 방광암을 의심하고 검진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건강토크쇼에 함께 자리한 대한비뇨기종양학회 정병창 회장과 대한종양내과학회 박준오 이사장은 요로상피암 신약이 건강보험 제도권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학회 미션이 암 치료와 약으로 환자와 사회를 돕는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약제들이 환자들에게 빠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요로상피암 극복을 위해 의사와 환자가 같이 가야 한다”면서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비뇨기종양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건강토크쇼에서는 대상웰라이프와 한국메디칼푸드, 종근당건강이 암 투병 중인 환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암환자 영양음료를 후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