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임부 구급차 출산 거론하며 “응급의료 민낯” 지적
119 구급대원들 “응급의료 119 구급 현장서부터 시작”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119 구급대원들이 응급의료체계 개편을 촉구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병원 전 단계인 119 구급대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한 응급의료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한 ‘현장응급의료 실태 개선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1년 넘게 이어진 의료대란에 '응급실 뺑뺑이'가 의정 사태 이전에 비해 30% 더 늘었다며 근본적인 응급의료체계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어제(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외국인 임부가 2시간 넘게 산부인과를 찾다가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출산한 일이 벌어졌다”며 “인근 병원들에 연락했지만 임신 주수가 확인돼야 진료를 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대한민국 응급의료의 민낯이고 의료 선진국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의료 체계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런 상황임에도 여전히 의사단체는 대한민국에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고 의료 선진국인 대한민국 의료개혁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하고 있다”면서 “이런 왜곡된 현실 인식에서 벗어나야 대한민국 의료개혁, 응급의료체계 개혁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현장의 119 구급대원들은 “생명을 살리는 응급의료는 119 구급 현장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병원 전 단계를 포함한 응급의료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박현숙 부위원장은 “소방청에 따르면 응급실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의 부족이 (응급실 뺑뺑이의) 원인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꼭 그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발표한 일방적인 의료 정책이 필수과목 의사들이 사라지는 모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의사 숫자만 늘리는 하나마나한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한 게 문제”라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이 정책은 의료대란으로 이어졌고 국민과 많은 의료인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겼다”며 “병원 응급실에는 환자가 이송돼도 치료 할 의사가 부족해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됐고 119 구급대원들은 적절한 치료를 해줄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몇 시간씩 길거리에서 전화를 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했다.
박 부위원장은 “이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는 모두가 나서야 한다. 정부와 의사의 의정 갈등만 해결된다고 응급의료체계(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첫 시작은 바로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119 구급대원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는 힘들고 지쳐 있는 119 구급대원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도 했다.
119 구급대원들은 응급실 뺑뺑이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병원 응급의료 능력 평가 항목에 119 구급대 환자 수용·이송률 도입 ▲119 구급대에 병원 정보 시스템 수용 불가 사유 표시 ▲119 구급상황센터에서 병원 선정 시 강제력 행사 위한 법적·행정적 권한 부여 ▲이송 지연·불가 상황 누락되지 않도록 파악 가능한 시스템 마련 등을 요구했다.
김종수 서울소방지부장은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는 119 구급대에서 시작한다”며 “정부는 119 구급대의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하며 우리나라 응급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개선하는데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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