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자단담회서 언급…“정책 시행 맞춰 재정운영계획 마련”
근거 중심 비급여 관리 강조…NECA와 긴밀히 협력해 추진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이 정부가 필수의료 공정 보상을 위해 약속한 건강보험재정 10조원 중 올해 2조원을 집행하면 건보재정이 적자 전환된다고 했다.
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20일 열린 기자단담회에서 올해 공단 주요 정책 추진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2월 ‘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필수의료 공정 보상을 위해 2028년까지 건보재정 1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정부가 약속한 필수의료 공정 보상 10조 중 올해 2조를 투입하면 (건강보험재정은) 적자 전환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정책 추진은 시행시기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재정운영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의정 갈등 상황이 계속돼서는 안된다. (비상진료체계가) 정상화되면 건보재정 지출은 늘어나겠지만,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며 “예전같으면 일주일 뒤 인턴이 첫 출근을 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없어보인다”고 했다.
이어 “올해도 의정 갈등 상황이 지속된다면 (종별에 따라 다르지만) 급여 지출이 많이 줄어들 것이고 적립금도 30조원 정도 있기 때문에 (정부지원금 등) 예산이 더 필요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의정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해서는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나름 노력했지만 쉽지 않은 부분이다. 전체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가 있으면 해결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올해 공단 주요 추진 정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선 비급여와 관련해 ‘근거 기반 비급여 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환자 치료 목적이 아닌 건강관리 등을 위한 비급여는 정말 이해가 안된다. 이런 것들까지 건보 보장률 분모에 포함돼 보장률에 영향을 준다”며 “불필요한 비급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단이 비급여 정보 포털을 만들고 있는데, 예를 들어 (병원들의 대표 수익사업인) 로봇수술을 예로 들면 전국 평균이 980만원이고 최저는 400만원, 최고는 2,000만원”이라며 “이같은 가격정보를 포함해 최종적으로 의료의 질까지 안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공단의 사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급여 정보 포털에 개별 병원명은 공개되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비급여 정보 제공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비급여의 실시간 정보는 공단이 가지고 있다. 더 현실적인 데이터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급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거’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의과, 치과, 한의 등 모든 분야에서 근거가 있으면 괜찮지만 근거가 미약한데 ‘여기저기에 근거가 조금 있다’는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며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와 비급여 근거 창출에 대해 긴밀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 일산병원 옆에 추진 중인 ‘일산 어린이병원’ 건립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곧 착공한다. 병원이 건립되면 평시에는 어린이병원으로 사용하고 (감염병 위기 등) 유사시에는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활용한다”며 “아직 예산 반영이 완전하진 않지만 반드시 마련해 건립할 것이며 3~4년 내 완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 일산병원 적자에 어린이병원 적자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소아의료에 대한 정부 정책이 많이 강화되고 있는데, 더 많은 정책 수가 등을 기대하고 있다”며 “적자는 이미 나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병원으로 인한 영항은 크지 않겠지만 (공단 일산병원) 일부과 축소 등 경영 효율성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이사장은 올해 공단 핵심 추진과제로 ▲안정적인 재정관리 ▲필수의료 중심 보장성 확대 ▲생애 전주기 건강관리 ▲건강한 노후를 위한 돌봄 ▲국민 중심 혁신 등을 꼽았다.
이 중 재정 건정성 유지를 위한 수입‧지출 관리 강화를 위해 ▲적정진료 추진 ▲급여분석 고도화 ▲불법개설기관 근절 위한 특사경 도입 지속 추진 ▲부당이득 환수 강화 위한 방문 확인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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