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 환자 1/3, 신규 치료옵션 희망…오토인젝터로 편의성↑”
“단순 IgG 수치 감소 아닌 유지가 중요…용량 유연성도 장점”
직전 유상증자 언급…“장기간 사업 진행에 충분한 자금 확보”
[샌프란시스코=김찬혁 기자] “우리는 단순히 시장의 한 참여자가 아닌, 시장의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고, 우리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에서 열린 제43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 2025) 아젠다 발표를 통해 이뮤노반트 피트 잘츠만 CEO는 자사의 FcRn 억제제가 지닌 차별점을 강조했다.
이뮤노반트는 국내 신약 개발 기업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 파트너사로, 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도입한 FcRn 억제제 ‘바토클리맙(IMVT-1401, 한올바이오파마 개발명 HL161)’과 이를 고도화한 ‘IMVT-1402(HL161ANS)’ 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잘츠만 CEO는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는 말로 발표를 시작하며, 자사의 주요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 주요 성과로는 바토클리맙 그레이브스병(GD) 2상 임상시험의 성공적인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이뮤노반트는 임상 결과 바토클리맙 고용량(680mg) 투여 시 환자의 76%가 정상 갑상선 수치를 보였고 IgG(면역글로불린 G)가 77% 감소하는 등 용량 의존적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는 기존 FcRn 억제제의 65% 감소율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이뮤노반트는 2025년 1분기 바토클리맙의 중증근무력증(MG) 3상 탑라인 데이터와 만성 염증성 탈수성 다발성 신경병증(CIDP) 2b상 초기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갑상선안병증(TED) 3상 탑라인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또 이뮤노반트는 지난해 차세대 약물인 IMVT-1402와 관련해 5건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미 미국에서 그레이브스병 2상을 개시했으며, 올 1분기에는 난치성(불응성) 류마티스 관절염(RA) 2상 환자 등록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뮤노반트는 IMVT-1402의 차별화 요소로 ▲깊은 IgG 감소 효과 ▲알부민과 LDL에 대한 영향 최소화 ▲편리한 자가주입 ▲2043년까지 유효한 물질특허 등을 제시하며, 2026년 1분기까지 총 10건의 허가용‧개념증명(PoC) 임상시험을 개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잘츠만 CEO는 FcRn 억제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강조했다. 미국 내 그레이브스병 유병 환자가 약 88만 명이며, 이 중 33만 명이 항갑상선제(ATD) 치료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또 그레이브스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조사에서 약 1/3의 환자가 새로운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료진들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이 비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MVT-1402의 용량 유연성 및 FcRn 억제제의 우위 강조
특히, 잘츠만 CEO는 자사의 오토인젝터(자가주입기) 개발 성과를 강조하며, 경쟁사들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프리필드 시린지(PFS)로 임상을 진행하는 경우, 해당 임상이 완료된 후 첫 제형 승인을 받은 뒤에야 오토인젝터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뮤노반트는 첫 임상부터 오토인젝터를 적용해 추가 임상이나 가교 시험 없이 즉시 상용화가 가능한 제형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쟁사인 아제넥스가 FcRn 억제제 ‘비브가르트’의 PFS 제형 상업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잘츠만 CEO는 “첫 임상시험에서 오토인젝터 도입까지 업계 평균 7.5년이 걸리는데, 우리 CMC·품질관리팀이 약 1.5년 만에 이를 달성한 것은 전례 없는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잘츠만 CEO는 현장에 직접 한 뼘 길이의 IMVT-1402 오토인젝터 시제품을 가져와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버튼도 없이 피부에 대고 누르기만 하면 되는 매우 간단한 사용법”이라며 “‘코센틱스’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에도 사용된, 검증된 2.25ml 자가주입기 플랫폼을 채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날 아젠다 발표 진행을 맡은 JP모건 브라이언 첸 애널리스트가 바이오헤븐의 비임상 결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에 대해 질문하자, 잘츠만 CEO는 FcRn 억제제의 우위를 강조했다.
잘츠만 CEO는 “TPD가 이론적으로는 깊은 IgG 감소를 달성할 수 있지만, 가장 큰 과제는 일관된 IgG 감소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FcRn 억제제는 체내의 모든 Fc 수용체가 단클론항체와 결합하면 약 80%의 IgG 감소에 도달하며, 이는 IgG를 적극적으로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을 막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 이상은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TPD는 일부 환자에서 과도한 감소가 일어나거나 반대로 충분한 감소가 일어나지 않는 등 약물동태학적 과제가 있다”며 “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엔지니어링 문제”라고 지적했다.
IMVT-1402의 용량 유연성도 강조했다. 그는 “모든 환자가 600mg 고용량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의사가 필요할 때 고용량을 선택할 수 있고 환자 상태가 좋아지면 감량할 수 있는 이러한 유연성은 많은 의사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며, 우리만의 독특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재무 전략에 대해 질문받은 잘츠만 CEO는 “기존 보유 현금과 함께 1억5,000만 달러의 파이프(PIPE) 투자를 통해 장기간 사업을 진행하기에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했다”며 “즉각적인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은 없으나, 기회가 있다면 전략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뮤노반트는 지난 13일 대주주인 로이반트(Roivant)와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총 4억5,000만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뮤노반트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개발과 운영을 위한 자금을 선제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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