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MR 여부 관계없이 자궁내막암 1차 치료제로 허가
김재훈 교수 “pMMR 환자군서 치료 효과 입증 고무적”
의료계도 급여화 기대…MSD “급여 신청 내부 검토 중”

지난 10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키트루다 자궁내막암 미디어 세미나에서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재훈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지난 10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키트루다 자궁내막암 미디어 세미나에서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재훈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기존에 항암화학요법 외에는 뚜렷한 치료 옵션이 없었던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자궁체부암)의 1차 치료제로 새롭게 등장하면서, 앞으로의 급여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MSD는 지난 10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키트루다 자궁내막암 미디어 세미나가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키트루다의 자궁내막암 1차 치료 적응증 확대와 관련해 키트루다가 어떤 임상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키트루다는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새로 진단된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키트루다는 자궁내막암에서 3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게 됐으며, 불일치 복구 결함(dMMR) 여부와 관계없이 1차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날 연자로 참석한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재훈 교수는 국내 자궁내막암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현재 자궁내막암 환자 수가 자궁경부암 환자보다 더 많아졌다. 과거에는 자궁경부암이 부인암 중 가장 많이 주목받았지만, 최근 들어 자궁내막암 발병률이 급증하면서도 치료와 연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외면 받아온 암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궁경부암은 예방 백신이 있어 발병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자궁내막암은 예방 백신이 없고,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이나 비만과 같은 요인들로 인해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자궁내막암 치료의 필요성과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발병률 증가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추세라고 덧붙였다.

자궁내막암 1차 치료 허가 근거가 된 KEYNOTE-868/NRG-GY018 3상 임상시험은 불일치 복구 결함이 있는(dMMR) 환자와 불일치 복구 결함이 없는(pMMR) 환자를 각각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설계됐다.

총 813명의 자궁내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dMMR 환자 225명, pMMR 환자 588명을 포함해 키트루다와 위약을 비교했다. 환자들은 키트루다(또는 위약)와 화학항암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을 병용한 후, 6주마다 키트루다 단독 요법을 최대 14사이클까지 투여받았다.

pMMR 환자군에서는 추적 관찰기간 중앙값 7.9개월 시점에서 키트루다가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6% 감소시키며(HR=0.54; 95% CI, 0.41 to 0.71),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dMMR 환자군에서는 키트루다가 무진행 생존 평가에서 12개월 시점 무진행 생존율 74%를 기록하며 대조군의 38%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0% 감소시켰다(HR=0.30; 95% CI, 0.19 to 0.48). 키트루다군은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대조군은 7.6개월이었다.

김 교수는 특히 KEYNOTE-868/NRG-GY018 임상시험에서 불일치 복구 결함이 있는 환자(dMMR)와 불일치 복구 결함이 없는 환자(pMMR) 두 코호트를 독립적으로 분석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 교수는 “키트루다의 임상시험은 dMMR과 pMMR 환자군을 각각 독립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두 집단에서의 치료 효과를 명확히 구분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이런 독립적 분석 덕분에, 키트루다가 두 환자군에서 모두 효과를 보일 수 있는 면역항암제로 확실히 자리 잡았고, 특히 pMMR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한국MSD 의학부 김요한 상무,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재훈 교수, 한국MSD 항암제 사업부 이민희 전무.
(왼쪽부터) 한국MSD 의학부 김요한 상무,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재훈 교수, 한국MSD 항암제 사업부 이민희 전무.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국내에서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두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김재훈 교수는 “두 약물은 면역항암제로서 작용기전이 유사하며, 임상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난소암 치료에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와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를 선택하는 사례를 예로 들며, “각 교수님들이 사용하는 기준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BRCA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는 올라파립을, 변이가 없는 경우에는 니라파립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약물 선택은 과학적인 기준보다는 치료 기간, 비용, 부작용 등의 현실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두 자궁내막암 치료 약물에 대한 직접적인 비교 연구가 없기 때문에 어느 약물이 더 우수하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pMMR 환자의 경우 두 약물 중 선택해야 한다면, 연구자 입장에서 키트루다를 선택하고 싶다. 반면, dMMR 환자의 경우에는 어느 약물을 선택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2년 내 키트루다가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1차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김 교수는 전망의 근거를 묻는 질문에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승인 후 약 2년 내에 보험 적용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현재 정부와 MSD 간의 협의가 진행 중이며, 대한산부인과학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MSD 항암제 사업부 이민희 전무는 이와 관련해 “이미 승인된 적응증 중 하나인 KEYNOTE-775에 기반한 렌비마와 키트루다 병용 요법은 현재 정부에 급여 적용을 위해 제출된 상태이며, 정부와 긴밀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에 새롭게 허가된 KEYNOTE-868에 기반한 적응증 역시 같은 방향으로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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