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전진숙 의원, 공공의료기관 의사 실태 조사 발표
퇴사 의사 3281명…구인난 해결 위해 연봉 6억까지↑
"공공의대 신설, 지역의사제로 공공의료 의사 직접 양성해야'

전국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정원 대비 3,563명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전국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정원 대비 3,563명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전국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정원 대비 3,563명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의사 인력난에 시달리는 일부 공공의료기관은 의사 채용을 위해 최대 6억2,000만원의 연봉까지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과 전국 공공의료기관과 지역보건의료기관의 의사 부족 실태 조사 결과를 지난 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228개 전국 공공의료기관 중 치과·한방병원을 제외한 217개소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했다. 지역보건의료기관의 경우 전국 16개 시도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보건지소 1,570개에서 자료를 제출했다.

부처별 정원 미달 의료기관 비율 및 부족 의사 수(자료제공: 경실련)
부처별 정원 미달 의료기관 비율 및 부족 의사 수(자료제공: 경실련)

조사 결과 217개 공공의료기관 중 정원을 채우지 못한 곳은 91개소(41.9%)로 나타났다. 이들 의료기관의 의사 정원은 1만1,896명이지만 현원은 8,333명으로, 정원 대비 부족한 의사 수는 3,563명이었다.

구체적으로 교육부 소속 국립대학병원 16개소 중 14개소가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했는데, 정원 8,335명 중 현재 근무하는 인원은 5,504명으로 2,831명이 부족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 소속 지방의료원의 경우 139개소 중 40곳에서 의사 정원(정원 1,629명 대비 현원 1,320명, 309명 부족)을 채우지 못했다.

또 217개 의료기관에서 지난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퇴사한 의사 수는 3,281명이었다. 국립대학병원 퇴사자 수가 2,333명으로 가장 높은 수를 차지했으며 이어 ▲지방의료원 451명 ▲보훈병원 184명 ▲보건복지부 소속 공공의료기관 102명 ▲국립중앙의료원 60명 순이었다.

16개 시도 1,570개 보건소·보건의료원·보건지소에 배치된 의사 수는 1,466명으로 지역보건법상 배치돼야 할 최소 의사 인력인 1,956명보다 555명 적었다. 1,466명 중 65.2%인 957명은 공중보건의사였으며, 이 외 ▲공무원 328명(22.3%) ▲보건소장 혹은 보건의료원장 91명(6.2%) ▲계약직 의사 90명(6.1%) 등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봤을 때, 인력기준을 충족한 지역은 서울과 제주뿐이었다.

의사가 한 명도 없는 보건지소는 594개소로, 이들 중 456개소는 비상근 의사가 순회 진료를 하고 있었으며, 33개소는 한의사 등 기타인력이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간호인력이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29개소, 아예 운영하지 않는 곳은 31개소였다. 그 외 기타(31개소), 미답변(14개소)도 있었다.

의사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일부 진료과목을 휴진하는 기관도 늘어나고 있었다. 지난 2022년 휴진 과목이 있는 의료기관 수는 38개소였지만 2023년 43개소로 늘었으며, 2024년은 9월 기준 44개였다.

공고액 기준 미채용 최고 연봉(위)과 공고액 기준 최고 연봉(아래)(자료제공: 경실련)
공고액 기준 미채용 최고 연봉(위)과 공고액 기준 최고 연봉(아래)(자료제공: 경실련)

일부 공공의료기관은 의사 구인난 상황에서 의사를 채용하기 위해 연봉을 대폭 올리기도 했다.

공고액 기준 최고 연봉은 6억2,000만원으로, 지난 2023년 목포시의료원이 정형외과 의사를 구하기 위해 제시했다. 이어 2023년 울진군의료원에서 영상의학과 의사를 구하기 위해 낸 5억600만원을 제시했으며, 올해 거창적십자병원은 영상의학과 의사 채용을 위해 연봉으로 5억원을 공고했다. 현재 세 의료기관 모두 의사 채용을 완료한 상태다.

미채용 공고를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안동의료원이 내과 의사를 채용하기 위한 제시한 4억5,000만원이 최고 공고액으로 나타났다. 안동의료원은 지난 2023년 2월 13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 채용 공고를 진행했지만 결국 채용에 실패했다.

이에 경실련은 공공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 도입 등 국가가 직접 공공의료기관 근무 의사를 양성하고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최근 필수의료 의사 부족의 심각성이 드러나면서 의대 정원 증원과 의료체계 개편 등 개선방안이 추진 중이지만 공공의료 인력 부족 현상은 여전히 심각하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1년 사이 지역·공공의료 공백이 더욱 심화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의대 증원만으로는 부족한 지역·필수·공공의료 의사를 확보할 수 없다”며 “최소한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의사는 국가가 직접 양성해서 배치하고 일정 기간 의무 복무하는 공공의사를 양성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공공의대 신설 및 지역의사제 도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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