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단일 경구 제형’ 및 ‘B인자 억제제’
C5억제제 치료 경험 있는 환자에도 치료 효능

희귀질환인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환자들이 병원 방문 없이 경구 복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이 국내에 도입됐다.

노바티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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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바티스는 자사의 B인자 억제제 ‘파발타(성분명 입타코판)’가 지난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PNH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파발타는 면역체계의 대체 보체 경로(alternative complement pathway)에서 근위적으로 작용하는 B인자 억제제다. B인자를 억제하는 국내 첫 PNH 치료제라는 점 외에도 PNH 치료제로서 국내 최초의 단일 경구제다. 1일 2회 복용하며,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적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된 바 있다.

PNH는 만성적인 보체 매개성 혈액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 백만 명당 약 10~20명이 PNH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PNH 환자는 일부 조혈모세포에 후천적 돌연변이가 있어 조기 파괴되기 쉬운 적혈구를 생성하며 혈관 내 용혈(IVH)과 혈관 외 용혈(EVH)이 발생한다.

이는 혈전증, 신부전, 폐동맥고혈압 등의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5년 사망률 35%, 10년 사망률이 약 50%에 달할 만큼 치명적인 희귀질환이다. 빈혈 및 쇠약 증상으로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노바티스에 따르면, 기존의 C5 억제제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 및 ‘울토미리스(성분명 라불리주맙)’로 치료받더라도 환자 상당수가 빈혈로 인해 수혈해야 하는 등 미충족 수요가 남아있다. 항 C5 치료를 받는 환자 중 많게는 87.5%가 빈혈을 지속적으로 겪을 수 있고 해당 환자 중 삼분의 일 이상은 연간 최소 한 번 이상 수혈을 받아야 한다.

이번 허가는 6개월간 안정적인 항 C5 치료에도 불구하고 잔류 빈혈(헤모글로빈 10g/dL 미만)이 있는 성인 PNH 환자를 대상으로 C5 억제제(에쿨리주맙 및 라불리주맙)를 유지하는 것과 파발타로 치료 전환하는 것의 영향을 평가한 3상 임상시험 ‘APPLY-PNH’ 연구와 보체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 PNH 환자를 대상으로 파발타 영향을 평가한 3상 ‘APPOINT-PNH’ 연구 결과에 기반해 이뤄졌다.

두 임상의 24주 핵심 치료 기간을 분석한 결과, 수혈 없이 헤모글로빈 수치가 기저치 대비 2g/dL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한 환자 비율은 파발타 전환군은 82.3%로 나타난 반면 C5 억제제 유지군에서 2.0%에 그쳤다(95% CI 71.2–87.6; p<0.0001). 보체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파발타 치료군은 92.2%로 확인됐다(95% CI 82.5–100.0).

수혈 없이 헤모글로빈 수치가 12g/dL 이상 지속된 환자 비율은 파발타 전환군에서 68.8%, C5 억제제 유지군에서 1.8%로 나타났다(95% CI 56.4–76.9; p<0.0001). 보체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파발타 치료군은 62.8%로 확인됐다(95% CI 47.5–77.5).

수혈 회피한 환자 비율은 파발타 전환군에서 94.8%, C5 억제제 유지군에서 25.9%로 나타났다(95% CI 51.4–83.9; p<0.0001). 보체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파발타 치료군은 97.6%로 확인됐다(95% CI 92.5–100.0).

삼성서울병원 혈액내과 장준호 교수는 “B인자는 대체 보체 경로에서 C5보다 상위 관문 역할을 하는 근위적 인자다. 즉 B인자를 억제하면 C5 뿐만 아니라 C3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혈관 내외 모두에서 발생하는 용혈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전적 특성을 바탕으로 파발타는 임상을 통해 C5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유의미한 효능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항 C5 치료에서 파발타로 전환한 환자에게도 항 C5 치료를 유지한 환자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단일 경구 제형이라 복약 편의성이 높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전의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갖추게 돼 상당히 고무적이며 PNH 치료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점”라고 말했다.

또한, 노바티스는 파발타를 면역글로불린A 신장병증(이하 IgA 신장병증), C3 사구체병증(C3G), 면역복합체 막증식성 사구체신염(IC-MPGN),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등 다양한 보체 매개성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질병 유병률, 의학적 미충족 수요, 2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파발타는 C3G 질환에서 FDA 혁신 치료제 지정, PNH 및 C3G 질환에서 FDA와 유럽 의약품청(EMA) 희귀의약품(orphan drug) 지정, C3G 질환에서 EMA PRIME 지정, IgAN 질환에서 EM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식약처가 파발타를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5호로 지정하고 신속 심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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