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저자’ 소피아 라미로 박사, EULAR 지침 의미 설명
“'탈츠' 강직성 척추염 환자 구조적 병변 감소에 효과”
“축성 척추관절염, 조기에 진단해 치료 시작하는 추세”
최근 강직성 척추염 치료 옵션이 크게 늘어났다. 기존 TNF-α 억제제에 더해, 인터루킨 17(IL-17) 억제제가 급여 기준 확대를 통해 새로운 1차 생물학적제제 옵션으로 추가됐기 때문이다. 현재 2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을 받는 JAK 억제제도 1차 치료 옵션으로의 진입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쟁을 촉발시킨 IL-17 억제제 급여 기준 변경에는 2022년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의 축성 척추관절염 진료 지침 개정이 영향을 미쳤는데, 해당 진료 지침의 제1저자로 참여한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소피아 라미로 박사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이에 본지는 소피아 라미로 박사를 만나 축성 척추관절염 최신 치료 전략과 약제 선택 시의 고려 사항, 축성 척추관절염 조기 진단을 위한 포괄적 평가와 전문가 인계의 필요성에 대해 들었다.
- 2022년 EULAR 축성 척추관절염 진료 지침 제1저자로 참여했다. 6년 만에 개정이었는데 해당 진료 지침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변경된 내용 중 눈여겨 볼 점은 무엇인가?
먼저, 비스테로이드 항염제(NSAIDs) 치료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의 1차 생물학적 치료에서 IL-17 억제제가 TNF-α 억제제와 동등한 수준으로 권고됐다는 점이 의미 있다. 이 중 재발성 포도막염이나 활동성 염증성 장질환(IBD) 환자에게 TNF-α 억제 단클론 항체제가 권고되지만, 건선을 동반한 방사선학적 축성 척추관절염 환자에게는 IL-17 억제제가 권고된다. 아울러 JAK 억제제 계열 치료제 또한 보편적인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에게 권고된다.
- 말씀하신 것처럼 IL-17 억제제가 비스테로이드 항염제(NSAIDs)에 불응한 환자의 1차 생물학적 치료에서 TNF-α 억제제와 동등한 수준으로 권고되는데, 이를 뒷받침한 임상적 근거를 소개 부탁드린다.
IL-17 억제제의 권고 수준을 TNF-α 억제제와 동등하게 끌어올리기까지 여러 임상시험이 기반이 됐다. 대표적으로 익세키주맙(제품명 탈츠)의 COAST 시리즈가 있다. 여기에는 생물학적 제제 경험이 없는 방사선학적 축성 척추관절염 즉,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COAST-V, 비방사선학적 축성 척추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COAST-X 그리고 익세키주맙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를 장기 추적 관찰한 COAST-Y 임상시험 등이 포함된다. 해당 연구와 세쿠키누맙(제품명 코센틱스)의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유효성을 바탕으로, IL-17 억제제의 권고 수준이 상향됐다.
- 개정된 지침에서 건선을 동반한 방사선학적 축성 척추관절염 환자에게 IL-17 억제제를 우선 권고한 이유가 궁금하다.
그 바탕에는 탄탄한 임상적 근거가 있다. 건선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익세키주맙과 아달리무맙을 직접 비교한 SPIRIT H2H 임상시험에 따르면, 익세키주맙 투약군에서 PASI 100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또 다른 IL-17 억제제인 세쿠키누맙과 아달리무맙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세쿠키누맙 투약군에서 피부 병변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건선을 동반한 축성 척추관절염 환자에게 TNF-α 억제제보다 IL-17 억제제를 우선 권고하게 됐다.
덧붙이자면 JAK 억제제보다 TNF-α 억제제나 IL-17 억제제를 우선 권고한 이유는 안전성 프로파일 때문이다. 우리는 TNF-α나 IL-17 억제제로부터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가 약물로 치료되는 일상적인 임상 진료에서 얻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오랜 기간 누적해 왔다.
반면 JAK 억제제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사용된 만큼, 임상 현장에서 확인된 유효성 및 안전성 관련 데이터가 적다. 지금까지는 축성 척추관절염에 대해 임상시험 데이터만 있을 뿐 장기 데이터는 없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전 안전성 연구(ORAL Surveillance)를 고려했을 때,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심혈관계 혹은 암 관련 병력이 있는 환자는 JAK 억제제를 사용에 더 신중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축성 척추관절염 환자에게 TNF-α 억제제와 IL-17 억제제가 우선 권고되고 있다.
- 축성 척추관절염 치료 시 척추의 구조적인 손상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데, IL-17 억제제의 임상시험에서도 관련된 효과가 확인됐나?
IL-17 억제제 중 하나인 익세키주맙을 사용할 경우, 환자들이 겪는 구조적 병변을 줄인다는 사실이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MR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구조적 병변에는 골 미란, 지방 병변 강직 등이 있는데, 임상시험에서 익세키주맙 투약군의 골 미란 점수는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 시중에서 처방되는 두 가지 IL-17 억제제 간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두 치료제의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가 없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 익세키주맙과 세쿠키누맙 모두 각각의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네덜란드에서는 TNF-α억제제 바이오시밀러가 매우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우선 처방된다. 세쿠키누맙은 150mg에서 300mg으로 증량이 필요할 경우,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이 높아진다. 반면 익세키주맙은 한 가지 용량으로 투약 스케줄을 유지할 수 있다.
- 한국도 작년 12월부터 IL-17 억제제가 1차 치료에 급여 적용돼, 더 많은 환자가 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익세키주맙을 비롯한 IL-17 억제제 계열 치료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게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해당 치료제가 축성 척추 관절염에 유효한 효과를 보인 만큼, 건강보험 급여 등재에 힘입어 활용 범위가 한층 넓어질 것 같다. 특히 건선을 동반한 환자나 심부전 또는 결핵 관련 위험으로 TNF-α 억제제 사용이 금기된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1차 생물학적 제제로 급여에 등재된 덕분에, 보다 많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들이 1차 치료부터 IL-17 억제제 사용 경험을 쌓아갈 것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 임상시험이나 진료 현장에서의 경험을 고려할 때, 처방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IL-17 억제제는 전반적으로 일관된 안전성 프로파일이 나타났다. 특히 심부전이나 결핵 위험이 높은 환자는 TNF-α 억제제를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안전성을 고려해 IL-17 억제제를 먼저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환자가 활동성 염증성 장질환을 동반한 경우 IL-17 억제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 앞으로의 강직성 척추염 치료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임상 현장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늘어나면서, 20여 년 전에 비해 이제는 척추가 대나무처럼 완전히 굳어버리는 환자는 많이 보이지 않는 추세다.
국제척추관절염평가학회(ASAS)에서 최근 초기 축성 척추 관절염에 대한 정의에 대해 동의했기에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초기 단계에서 제공되는 치료가 장기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는지, 그리고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이 있는지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나아가 현재 TNF-α 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어떤 계열의 치료제가 가장 적절할지 정식으로 연구된 바는 없지만, IL-17 억제제의 접근성이 개선된 만큼 환자가 TNF-α 억제제 치료에 실패했을 때 다른 치료 접근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축성 척추관절염의 조기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하는가?
방사선학적으로 천장 관절 등의 부위에 구조적인 병변이 확인되기 전, 즉 비방사선학적인 축성 척추 관절염 단계에서 조기 진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이를 ‘모 아니면 도’로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 그래서 의사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토대로 척추 및 비척추, 근골격계 증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축성 척추관절염을 진단해야 한다.
예컨대 만성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만난다면 그것이 염증성요통인지, 척추 관절염 가족력은 없는지 살펴본다. 그 외에도 지염 및 부착부위염 등의 말초 관절염, 근골격계 증상, 염증성 장질환이나 건선 등이 동반되는지도 살핀다. 동시에 환자의 C반응단백(CRP) 수치나 사람백혈구항원(HLA)-B27 유무를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아울러 골반 엑스레이나 MRI로 환자의 천장~척추 관절 부위의 염증과 병변을 영상학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축성 척추 관절염에 대해 전문성이 낮은 일반의(GP)가 해당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를 만난다면, 환자가 더욱 철저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류마티스 관절염 전문의에게 인계해 주길 바란다. 환자분들 또한 만성 요통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무던히 넘기지 말고, 꼭 내원해 검사받으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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