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교수, 남성 HPV 백신 접종의 필요성 강조
“남성 구인두암 증가…적극적인 정책 지원 필요해”
최근 남성 구인두암 발병률이 상승하면서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예방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MSD는 HPV 9가 백신 ‘가다실9’의 국내 출시 9주년을 맞아 지난 5월 27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자로 참석한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세영 교수는 HPV와 관련된 질병, 특히 두경부암의 증가 추세와 백신 접종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세영 교수는 “두경부암의 전통적 위험인자는 흡연이지만 최근 HPV 감염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두경부암 발생 현황을 보면, 연간 약 5,600케이스가 발생하며, 이 중 남자가 월등히 많아서 4,300케이스에 달한다. 남자 암 중 7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데이터에 따르면 전 국민의 약 50% 이상이 어느 시점에든 HPV에 감염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감염률이 약 30% 정도다. 하지만 남성의 감염률은 그보다 더 높다. 여성보다 성 파트너 수가 많고 흡연율이 높으며, 항체 형성율이 낮아 HPV 감염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세영 교수는 두경부암의 한 종류인 구인두암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기존에 주요 원인이던 술, 담배로 인한 구인두암 발생은 줄고 HPV 감염으로 인한 구인두암 발생이 증가하는 점이 특징이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20년간 한국 남성에서 인두암 발생률은 2배, 편도암 발생률은 3배 늘었다.
이세영 교수는 이러한 점에 비춰볼 때 HPV 예방 백신이 남성의 구인두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세영 교수는 “HPV 백신은 2006년 처음 개발돼 현재까지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됐다. 청소년 여성들에게 4가 백신을 접종했을 때 HPV에 의한 질환이 드라마틱하게 감소하는 것이 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남성에게도 백신이 효과가 있으며, 생식기 사마귀 예방에 90%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경부암의 경우 전암 병변이 없어 20~30년 뒤에야 예방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남성의 두경부암 예방 효과가 HPV 9가 백신 허가사항에 담기지 못했다. 그렇지만 HPV 감염 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 만큼 두경부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리라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이세영 교수는 국내 HPV 백신 접종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여성에게만 HPV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이는 남성의 구인두암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이는 구인두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HPV 백신 접종 정책을 촉구하며 “OECD 38개국 중 33개국이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을 접종하고 있고, 이 중 28개국이 남녀 모두에게 9가 백신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암을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미래 세대에 못할 짓을 하는 거고 (국가의) 직무유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세영 교수는 “HPV 백신 접종은 암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남성의 구인두암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남성도 HPV 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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