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두경부외과학회가 지난 3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춘계학술대회 정책토론회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국가 예방접종 범위를 남성에게까지 넓힐 것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에서 중앙의대 감염내과 최성호 교수는 자궁경부암의 예방에 대한 비용효과 조사 결과와 함께 남성에서 접종의 경제성 논란에 대해 발표했다.
최성호 교수에 따르면, HPV는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질암, 외음부암, 구인두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 각종 암과 질환을 유발하는데, 특히 남성 구인두암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
미국에선 HPV 감염으로 인한 구인두암 발생률이 자궁경부암을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고, 국내에서도 20년 전에 비해 구인두암 발병률이 3배 이상 늘어났다. 구인두암은 자궁경부암과 달리 전암 단계가 없고, 초기 증상도 없어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다.
최성호 교수는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60% 이상의 예방접종률이 필요하지만, 아직 50% 미만이기 때문에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없다"며 "남성의 HPV 감염위험성이 더 높은 것을 감안해 남성에서의 HPV 국가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이세영 의무이사(중앙의대 이비인후과 교수)도 "지난 수십년간 구인두암의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구인두암을 예방하기 위해 남성에서의 HPV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비용효과측면에 대한 논란이 있어 국내에서는 아직 남성에서의 HPV 국가 예방접종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도 초기 비용효과 연구는 논란이 있지만 2010년 이후의 연구들은 모두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국내에서도 HPV 유병률을 낮게 설정하는 등 많은 문제가 있어 현재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만 12세 여성에서 HPV 국가예방접종을 시행하다가, 2022년 그 대상을 12~17세 여성까지 확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