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때보다 더 힘들다는 병원들
“위기를 기회로” 만들 돌파구 고심

새해를 맞은 병원들 사이에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힘들어졌다는 말도 나온다(ⓒ청년의사).
새해를 맞은 병원들 사이에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힘들어졌다는 말도 나온다(ⓒ청년의사).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청룡의 해로 행운과 번영을 상징하지만 병원들은 ‘위기’라고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보다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라며 저마다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는 병원들이 내놓은 신년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건국대병원은 2024년 사업 목표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성장강화의 해’로 정했다. 황대용 의료원장은 “2024년 역시 전쟁과 인플레이션, 저성장 등 우울한 전망이 계속되지만 최악의 상황을 잘 대비해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유광하 병원장도 “2024년은 건국대병원이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고쳐 매고 과감하고 힘찬 도약을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위기의식을 느끼기는 ‘빅5병원’도 마찬가지다. 삼성서울병원 박승우 병원장은 “2024년 지금 우리 앞에 놓인 대내외 상황은 한 치 앞을 예견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윤승규 병원장도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어려운 환경에서 역경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했다.

“국내외 정세의 불안정과 국가의 불투명한 경제 위기, 젊은 의사들이 기피하는 필수의료 붕괴에 따른 인력난, 의대 정원 증가, 간호법의 법적 문제, 신설 병원들의 위성도시 건립으로 인한 필요 이상의 경쟁 등”으로 힘든 한 해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이어졌다(윤승규 원장).

이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새해 중점 추진 사업을 신년사를 통해 구성원들과 공유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질 중심, 중증 고난도 중심, 환자 중심’ 병원이 목표다. 박승우 병원장은 “중증 고난도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 병원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가겠다”며 “정밀·재생·융합 미래 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기반으로 중증 고난도 질환의 치료적 대안을 제시하는 최고 병원이 되겠다”고 했다. 박승우 원장은 “진료량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중증·희귀·난치 진료 강화,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료 질 향상 등”으로 “중증 고난도 분야를 리딩하는 미래 의료 4차 병원”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성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융합을 기반으로 글로벌 미래 선도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윤 병원장은 이를 위해 ▲교직원 간 인적 융합 ▲기술적 융합을 통한 선도적 스마트병원 ▲융합형 의과학자 인재 육성 프로그램 활성화 ▲대외 의료협력 강화로 상호 발전 체계 확립 등을 추진한다. 윤 원장은 “융합 없이는 절대로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없다”며 “미래가 기대되며 빛나는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해에는 모두 힘을 합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역량 결집과 강화’를 강조했다. 김영태 병원장은 “서울대병원 그룹 역량을 더욱 결집하고 강화해 나가기 위해 각 병원 간 소통채널 다양화와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동교육 등 만남의 장을 더욱 활성화해 나가겠다”며 필수의료 인력 충원 및 양성, 우수한 의사과학자 육성에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특히 어린이병원 병동 리모델링을 통해 중증·희귀난치 환아를 위한 치료 환경을 조성하고 미래어린이병원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속 성장을 위한 미래를 준비”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승일 병원장은 “외부 경영 환경은 불리해지고 있다. 필수의료 문제와 의대생 증원, 저수가 정책 등 복잡한 이슈가 대두되면서 의료계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오는 2029년 개원 예정인 서울아산청라병원 건립, 중입자치료기 도입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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