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DMO가 간다④] 올리고동 증설로 케파 1위 노리는 에스티팜 
김경진 대표 “내년 PAI 실사 다수…고객사 신약 허가 목전”

CPHI 2023 행사장에서 만난 에스티팜 김경진 대표 모습(©청년의사).
CPHI 2023 행사장에서 만난 에스티팜 김경진 대표 모습(©청년의사).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나트륨)’,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 등 리보핵산(RNA) 기반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RNA 치료제 개발 열기에 힘입어 업계 1위 위탁생산(CMO) 업체로 도약하려는 국내 기업이 있다.

바로 RNA 치료제의 핵심 원료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이하 올리고)를 생산하는 에스티팜이다.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그룹의 계열사다. 당초 합성의약품 원료 생산을 맡았던 에스티팜은 최근 몇 년간 올리고 생산 역량(케파)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기공식을 진행하며 올리고 제조소인 반월캠퍼스 내 제2올리고동 착공에 나섰다. 제2올리고동이 완공되면 에스티팜의 올리고 생산 역량은 기존 연간 6.4mol에서 2026년 최대 연간 14mol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제약‧바이오 전시회(CPHI Worldwide 2023, 이하 CPHI)에 참가해 동아에스티와 함께 부스를 차렸다. 행사에는 동아쏘시오홀딩스 정재훈 사장, 동아에스티 박재홍 R&D 총괄 사장 등이 직접 참가하며 그룹 차원에서도 힘을 실었다.

이에 청년의사는 CPHI 현장에서 에스티팜 김경진 대표를 만나 에스티팜 올리고 CMO 사업의 경쟁력과 시장 전망,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해 들었다.

먼저, 행사에 참여한 목적과 기대효과를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기존 고객으로부터 추가 수주를 받아오는 것 외에도 신규 고객을 찾는 게 목표”라며 “제2올리고동에서 생산할 물량을 지금 수주 받아야 내년부터 논의가 진행되고 2025년 완공에 맞춰 물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2올리고동 건설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오는 2025년 완공이 되면 2026년부터 가동하는 게 목표다. 현재 에스티팜의 올리고 생산 케파가 세계 2, 3위 정도 된다. 제2올리고동이 완공되면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케파 면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처럼 에스티팜은 핵산치료제 분야에서 넘버원이 되겠다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어 “현재 핵산치료제 원료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전 세계에 얼마 없다. 중국이나 인도 기업이 진출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이 분야는 합성의약품에 비해서 기술적 진입 장벽이 높다. 해당 기업들이 진출하려면 5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에스티팜 입장에서는 이른바 ‘초격차’ 전략으로, 이미 벌린 간격을 좀 더 늘리려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회사 매출 및 영업이익 전망에 대해 “현재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올해와 내년까지 (큰 폭의 증가는)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제2올리고동이 완공되면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대표는 내년 고객사 수주 품목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PAI 실사(Pre Apporval Inspection, 신약 승인 전 제조소 실사)가 다수 예정돼 있어 제품 상업화에 따른 생산 확대와 그에 따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CPHI 2023 동아에스티 및 에스티팜 홍보 부스 모습. 두 계열사가 공동 부스를 차렸다(©청년의사).
CPHI 2023 동아에스티 및 에스티팜 홍보 부스 모습. 두 계열사가 공동 부스를 차렸다(©청년의사).

이날 김 대표는 올리고 생산 외 mRNA 백신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현황도 공개했다.

김 대표는 “많은 양은 아니지만 현재 10개 남짓한 파이프라인을 수주 받아 생산하고 있다. 모더나 백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mRNA 백신 개발이 비임상 또는 1상 단계”라며 “후속 단계로 진입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추후 2상, 3상으로 진입하면 mRNA CDMO 시장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CMO, CDMO 사업에서 QbD(Quality by Design, 설계 기반 품질 고도화) 시스템 도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직접 겪은 이직 면접 일화를 들려주며 일부 국내 제약사들이 QbD에 대한 기본적인 역량을 내제화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꽤 유명한 국내 제약사의 팀장급 인원이 면접을 보러 회사에 찾아왔는데 QbD에 대해 물으니 답을 못했다. 황당할 따름”이라며 “그 정도 회사에서 팀장급이라면 QbD에 대한 컨셉을 가지고 전략을 세울 줄 아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달라진 CPHI 행사장 풍경을 언급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 개발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김 대표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업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다 CMO, CDMO 업체들이 점차 들어오고, 합성의약품 위주였던 행사에 바이오의약품도 볼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한미약품 기술수출을 계기로 국내 제약업계가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뛰어든 지 이제 10년 남짓 됐고 생산, 품질관리, 상업화 전략 등 점차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최근 유한양행의 경우도 그렇고, 이런 모습은 고무적이다.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바이오 생태계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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