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아시아 태평양 간암 전문가 모임 서울 개최
“전체 지방간 중 10% 불과…조직검사 한계 극복 必”
대웅제약‧한미약품‧동아ST‧삼일제약 등 부스 참여

최근 글로벌 제약사뿐만 아니라 한미약품, 동아ST, LG화학, HK이노엔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다수가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NASH 신약 개발과 함께 환자 선별을 위한 진단기술 개발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태평양 간암전문가모임(APPLE) 기자간담회 모습. 홍보위원장인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최준일 교수가 올해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태평양 간암전문가모임(APPLE) 기자간담회 모습. 홍보위원장인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최준일 교수가 올해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태평양 간암전문가모임(Asia-Pacific Primary Liver Cancer Expert Meeting, APPLE)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는 진단기술 개발을 NASH 신약의 관문으로 꼽았다.

APPLE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강모 교수는 “최근 지방간이 상대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치료를 어떻게 해야 할지 관심이 뜨겁다. 학회 차원에서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데 NASH를 생각할 때는 단순 지방간(simple steatosis)을 꼭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강모 교수에 따르면, 지방간 환자는 많지만 지방간 중에 NASH는 사실 5~10%에 불과하며 나머지 90%는 단순 지방간으로 NASH 치료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이를 구분하기 위한 조직 생검이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김강모 교수는 “NASH를 단순 지방간과 구별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아직까지는 조직 검사 이외에는 정확하게 구별하는 방법이 없다. 물론 혈액검사로 하려는 노력들은 있지만 최근까지는 만족스러운 데이터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최준일 교수 또한 “해당 분야 연구를 하고 있지만 혈액 검사도 그렇고 영상 검사도 그렇고 정확도가 70~8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방법이 없어 굉장히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간암 2차 치료 길 열렸지만 환자 부담 여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간암과 간염 치료를 둘러싼 최신 동향과 의료 현장의 목소리도 공유됐다.

특히, 의료진은 아테졸리주맙(제품명 티쎈트릭)+베바시주맙(제품명 아바스틴) 병용 투여 이후 간암 2차 치료를 위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허가초과요법 신청이 가능해진 데 대해 환영하면서도 아쉬운 부분도 함께 전했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준 교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준 교수.

김강모 교수는 “간암 2차 치료에 대한 좋은 연구를 찾기가 어렵다. 과거에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을 쓸 때는 1차 치료 실패 환자 데이터가 많았다. 그런데 렌비마가 나오고,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이 나오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 실패 환자들에 게어떤 치료를 했느냐에 대한 연구가 나올만한 시기가 아니다. 때문에 렌바티닙,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소라페닙 모두 1차 치료에서 효과가 밝혀졌기 때문에 2차 치료에 쓰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있지만, 정부는 데이터가 없으니 쓸 약도 없다고 하는 입장”이라고 짚었다.

대한간학회 보험이사를 맡고 있는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준 교수는 “정확히 말하면 렌바티닙이 2차 치료제로 허가가 난 건 아니다. 각 요양기관별로 허가초과요법을 신청해서 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를 통과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전체적인 사회적 비용 절감을 얘기하지만, 정부는 당장의 건강보험재정 절감만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서울에서 개최된 APPLE은 올해로 13회를 맞았다. 특히, 올해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지난 7일 기준 25개국 660명의 간암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또 이번 행사에는 대웅제약, 대원제약, 동국생명과학, 동아ST, 보령, 부광약품, 삼일제약, 셀트리온제약, 아산제약, 일동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GC녹십자, SK플라즈마 등 국내 제약사들이 부스를 마련했다.

한미약품은 넥사바 퍼스트제네릭인 ‘소라닙정(성분명 소라페닙토실레이트)’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동아ST와 삼일제약은 각각 올해 초 출시한 베믈리디 후발약 ‘베믈리아(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시트르산염)’와 ‘베믈리노(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헤미말산염)’를 소개했다.

제13회 아시아태평양 간암전문가모임 행사에 마련된 동아ST 홍보 부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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