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대웅제약 이어 제일약품 자회사 도전
업계, 시장 잠재력 주목…“PPI 대비 경쟁력 지녀”
국내 제약사들이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10일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중국 제약사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과 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JP-1366(성분명 자스타프라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은 중국 광둥성(廣東省) 주하이(珠海)시에 본사를 둔 종합 제약사로, 이번 계약에 따라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국 지역 내 JP-1366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을 ‘중국 PPI(프로톤펌프저해제) 강자’로 소개하며, 위식도역류질환 분야에서 연간 4억5,000만 달러(약 5,977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 출시 후 기존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제약사가 P-CAB계열 국산 신약을 통해 중국 위산분비억제제 시장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P-CAB계열 신약 ‘케이캡(테고프라잔)’을 내놓은 HK이노엔은 이미 중국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HK이노엔의 중국 파트너사 뤄신은 지난해 4월 ‘타이신짠’이라는 제품명으로 비급여 출시했으며, 지난 1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에 대해 중국 보험적용의약품으로 등재됐다. 지난 해 기준 타이신짠은 중국 22개성 중 10개성에 진출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내 허가 적응증 확대도 기대된다. 뤄신은 십이지장궤양 적응증 허가를 신청했으며,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3상 또한 진행하고 있다. 또 주사제형으로의 개발 또한 추진 중이다.
제품 출시 당시 뤄신은 출시 2년 차인 2023년 타이신짠의 연매출 목표를 10억 위안(약 2,000억원)으로 선포했으며, 중장기적으로 연매출 30억 위안(약 6,000억원)의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P-CAB계열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를 개발한 대웅제약 역시 중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제품 허가를 받기 전인 지난 2020년 12월, 중국 의약품관리국(NMPA)으로부터 펙수프라잔 3상을 승인받은 데 이어 2021년 3월 중국 제약사 상해하이니와 펙수프라잔 기술이전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상해하이니사가 중국에서 펙수프라잔의 임상개발 및 허가를 진행 후, 모회사인 양쯔강의약그룹에서 영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현재 중국 3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위산분비억제제 시장 규모를 약 3조5,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소화기학 및 간학 저널’에 등재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 내 위식도역류질환 유병률은 7.69%다.
여기에 더해 뛰어난 치료 효과 등 P-CAB 계열 치료제의 장점을 강조할 경우 국산 신약이 충분히 경쟁력을 지닌다는 판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맵고 짜게 먹는 식습관으로 인해 위식도역류질환 발병 인구가 많은 국가 중 하나”라며 “위산분비억제제를 보유한 기업들에겐 매력적인 시장이고, 기존 PPI와의 경쟁 또한 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