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 24년의 발자취 ② 사이비의료와 전쟁 중

신문 청년의사가 종이 시대를 끝내고 온라인 체제로 완전히 전환한다. 창간한 지 24년 만이다. 1992년부터 1999년까지는 격월간 혹은 월간으로 52호까지, 2000년부터는 주간지와 온라인 신문을 함께 운영하며 지금까지 왔다. 창간 20주년인 2012년 3월부터는 주말판으로 지면을 개편했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838호를 끝으로 종이 신문은 막을 내리지만 청년의사가 추구해온 가치들은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지난 24년을 돌아보면 청년의사가 준비하는 새로운 시대를 알 수 있다.



청년의사는 과거에도 현재도 ‘사이비의료’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청년의사가 지난 24년 동안 치른 가장 치열한 전쟁 중 하나가 가짜 항암제 ‘천지산’전(戰)이다. 지난 1996년 5월 월간조선과 주간조선은 비의료인이 한약재를 섞어 만든 천지산을 ‘기적의 항암제’로 소개했다. 한동대생의학연구소 동물실험 결과 항암효과가 탁월하다며 암환자 7명이 천지산으로 완치했다는 주장도 실렸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청년의사는 천지산 복용 환자의 임상분석 8례를 입수해 공개하면서 천지산이 가짜 항암제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사이비의료에 멍드는 한국의료’, 1996년 6월 28호).

2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사이비의료는 아직도 곳곳에서 판치고 있다. 미국 FDA가 수입금지한 제품을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기로 승인해줬고 일부 의원과 한의원에서 암치료 등에 효과가 있는 기기로 속여 사용하고 있었다. 이 장비가 바로 ‘스키오(SCIO)’다. 청년의사는 지난 2015년 1~2월 ‘사기장비 SCIO, 식약처는 뭐했나’(746호), ‘삼다수를 치료제로 둔갑시킨 SCIO, 실체는 꽝’(747호)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결국 식약처는 관련 제품에 대해 수입중지 및 회수 조치를 내렸다.

올해 초에는 대한한의사협회 수장이 골감소증 치료법으로 제시한 ‘골수보충치료’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지난 1월 한의협 김필건 회장의 초음파골밀도 측정 시연은 골밀도 측정 부위부터 진단까지 오류투성이였다. 청년의사는 ‘골수보충치료 한의계 내에서도 의견 분분’(794호)을 통해 김 회장이 처방한 ‘골수를 보충하는 약‘에 대해 다뤘다. 한방항암제로 알려진 ‘넥시아(NEXIA)’ 등 한의약에 대한 검증시스템과 한의학의 과학화도 청년의사가 주목했던 이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각종 영양주사제에 대해서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효능·효과 문제 등을 지적해 왔다(‘상술 논란과 인기 사이에 선 ○○주사’, 2014년 10월 734호). 독일의 한 의사가 정립한 보완대체요법인 ‘동종요법(Homeopathy)’을 우리나라에서는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보장해주는 게 타당한지 의문도 제기했다(‘독일의 보완대체요법, 한국에선 급여까지?’ 2015년 3월 751호).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 뿐만 아니라 비윤리적인 의료행위도 근절돼야 할 문제로 꾸준히 지적해 왔다. 지난 1996년 11월 교통사고 환자를 거래해 구속된 의사와 무면허의료업자들을 ‘추악한 의료비리’ 사건으로 다루면서 그 실상을 파헤쳤다(‘수갑차는 의사들’ 31호). 2011년 11월부터 2012년까지 과열·왜곡되고 있는 혈액투석 문제를 진단하고 고발하는 커버스토리(592·608호)와 ‘불법투석기관을 고발한다’는 기획시리즈를 내보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2014년 4월,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령의사’에 의한 대리수술 문제가 터졌을 때도 청년의사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당시 문제가 됐던 성형외과병원에서 유령의사로 일했던 의사를 직접 만나 ‘성형수술공장’처럼 운영되는 일부 대형 성형외과병원의 실상을 폭로했다(‘당신은 유령의사입니까’, 708호).

2015년 11월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C형간염 집단 감염 사건으로 연수교육(보수교육) 부실 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청년의사는 1년 전인 2014년 12월 ‘편법으로 연수평점 신청하는 학회들’이란 커버스토리(739호)를 통해 부실한 연수교육 관리체계 문제를 앞서 지적했었다.



일찌감치 해외로 시야를 넓히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청년의사는 일찌감치 해외로 시선을 돌렸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해 그 나라의 의료제도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의료 현장은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를 직접 보고 들었다. 그리고 돌아와 독자들에게 전달했다.

중국 의료개혁 현장에도 청년의사가 있었다. 지난 2004년 여의도 4배 크기로 국제의료단지인 ‘국제의학원구’를 상하이에 건설하는 등 의료개혁을 추진하던 중국을 찾았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의료의 모습을 ‘중국의료는 지금 개벽 중’(214~217호)에 담았다. 같은 해 7월 ‘싱가포르-상하이 의료산업 참관단’을 구성해 상하이를 한 번 더 방문했다(230호).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겪은 일본을 찾아서는 노인전문요양병원을 둘러보고 노인의료정책에 대해 고민했다. 우리나라에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기 전, 일본에서는 개호보험 서비스가 어떻게 제공되는지도 점검했다(218~221호). 프랑스 파리를 찾아 의료시스템과 의학교육체계 등을 취재해 5회에 걸친 기획 기사를 내보냈다(235~ 239호). 2006년 5월에는 일본 도쿄 국립성육의료센터를 탐방하고 돌아와 우리나라와 일본의 어린이병원을 비교, 보도하기도 했다(314호). 2012년에는 일본 데이쿄대병원, 국제재난의료센터를 방문해 응급의료체계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지난 2005년 5월에는 ‘미국 선진의료참관단’을 구성해 1년 매출 5조원인 비영리의료법인 ‘파트너즈’와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노바티스연구소, 필라델피아 아동병원(CHOP),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을 방문했다(‘급변하는 미국의 의료현장을 가다’, 272~276호). 이듬해인 2006년 3월에는 미국 LA를 찾아 노인의료시설들을 둘러보고 운영 방식 등을 독자들에게 전달했다(‘미국은 노인들의 천국?’, 314호).

러시아에 부는 의료개혁 바람을 확인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도 방문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극동개발부까지 신설해 극동 지역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했다(‘무상의료 기반인 러시아에 개혁의 바람이 분다’, 2012년 9월 630~631호).

2016.12.30.자 “가짜 항암제 ‘천지산’을 기억하십니까?” 기사 관련 반론보도

본 언론은 지난 2016. 12. 30. “가짜 항암제 ‘천지산’을 기억하십니까? 종이신문 24년의 발자취 ② 사이비의료와 전쟁 중”이라는 제목으로, 1996년 5월경 월간조선과 주간조선이 천지산을 ‘기적의 항암제’로 소개한 것에 대하여 천지산 복용환자의 임상분석 8례를 입수해 공개하여 천지산이 가짜 항암제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주식회사 케마스가 다음과 같이 반론을 제기하고 있으므로, 그 주장 내용을 독자 여러분께 알립니다.

주식회사 케마스는 천지산의 성분인 육산화사비소(As4O6, 약명 테트라스캅셀)에 관하여 서울아산병원의 제1상 임상시험을 마친 뒤, 현재 제2상 임상시험을 준비 중에 있고(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지는 아니하였다), 시험관 내 혹은 동물실험에서 육산화사비소(As4O6)가 항암 효과가 있다는 취지의 복수의 연구논문이 있으며, 육산화사비소(As4O6)에 관하여 한국, 미국, 일본 등에 특허 등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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