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한국인 부부 784쌍 추적 조사
비슷한 생활습관에 치매 발병 인자 공유가 원인
신체활동 저하나 우울증 심화 영향 특히 커

고령층 치매 환자의 배우자는 일반인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2배 가까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가 동일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치매 위험 요인을 공유하는 게 원인으로 꼽힌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 한국인 부부 대상 치매 위험 인자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를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치매 환자의 배우자는 일반인 부부보다 기억력이나 언어인지 등 정신적 능력 감퇴가 더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난청이나 교육 수준, 흡연, 사회적 고립, 신체활동, 우울증 등 치매 발병 인자 상당수가 부부끼리 공유된다.

그러나 이렇게 공유되는 생활습관 가운데 치매 발병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인자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한국인의 인지 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LOSCAD)'에 참여한 60세 이상 한국인 부부 784쌍을 대상으로 2년마다 치매 위험 인자를 추적 조사했다.

추적 조사에 포함된 위험 인자는 난청, 교육수준, 흡연, 우울증, 사회적 고립, 외상성 뇌손상, 신체활동, 고혈압, 비만, 과음, 당뇨 11가지다.

그 결과, 치매 환자 배우자는 신체활동 부족이나 우울증 심화로 치매에 걸릴 위험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연구에 참여한 부부 대부분 치매 위험 인자를 공유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한쪽이 치매에 걸리면 다른 쪽도 치매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 부부보다 2배 더 높았다.

김 교수는 "치매 환자의 배우자는 치매에 대한 경각심이 높고 환자를 돌보기 위해 자신의 정신건강을 잘 유지하겠다는 동기 또한 매우 높다"며 "진료 현장이나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치매 환자는 물론 배우자도 함께 치매 발병 인자에 대해 교육 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사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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