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중계한 폐암 수술, 국내외 의료인 200여명 참관
XR 기술로 실제 수술실 참관처럼 현장감 높여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수술실에서 중계한 폐암 수술 시연(사진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수술실에서 중계한 폐암 수술 시연(사진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지난 29일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수술실에서 가상으로 진행된 폐암 수술은 실제와 유사했다. 그리고 영국과 싱가포르에서도 참관해 실시간으로 수술 과정을 보며 토론했다.

‘메타버스(Metaverse)’가 구현된 의료현장의 모습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기존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보다 진보된 개념의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VR과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혼합현실(MR, Mixed Reality)을 아우르는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이 핵심 기술이다.

지난 29일 열린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ASCVTS) 제29차 온라인 학술대회에서는 아시아흉강경수술교육단(ATEP) 주관으로 XR 플랫폼을 활용한 ‘제6차 아웃리치 프로그램(ATEP 6th Outreach Program)’이 진행됐다.

이번 아웃리치 프로그램에는 아시아 각국 흉부외과 의료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병원, 싱가포르 국립대병원에서도 참여했다.

프로그램 참석자들은 각자 연구실에서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하거나 노트북으로 가상환경에서 수술을 체험했다. 최근 플랫폼 업그레이드를 통해 HMD뿐만 아니라 노트북으로도 360도 환경이 구현됐다.

가상환경에서 수술을 체험하는 모습(사진제공: 분당서울대병원)
가상환경에서 수술을 체험하는 모습(사진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마치 게임처럼 본인의 아바타를 설정한 후 가상의 강의실에 입장한 의료인들은 폐암 수술 기법과 가상융합기술 트렌드를 주제로 한 강의를 수강했다. 또 가상 환경 속에서 수술 과정을 참관하며 실시간으로 토의를 이어갔다.

수술은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수술실에서 중계됐다. 수술실에는 360도-8K-3D카메라가 구축돼 있어 집도의와 수술 간호사 모습, 수술실 내 환경을 원하는 대로 볼 수 있었다. 또 3D XR 이머시브 사운드 기술을 활용해 고품질 음성 대화도 가능했다. 참석자들은 실제 수술실에서 참관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ASCVTS 회장이면서 ATEP 설립자인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촉발된 이동 제한으로 메타버스 시대가 급물살을 탔다”며 “모든 산업 분야가 그렇지만 특히 의료분야에서는 감염 우려 탓에 당장 대면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실습이 중요한 의학교육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향후 세계 유수 병원들과 스마트병원 연합체를 구성해 교육뿐만 아니라 진료·건강관리, 디지털치료제 검증 등을 실현할 수 있는 ‘가상의 종합병원’을 구축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가상의 종합병원은 국경을 초월한다.

전 교수는 “의료분야는 매우 복잡하고 진입장벽이 높지만, 그 가치는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상당히 크다”며, “단순한 VR 콘텐츠 몇 개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서 빅데이터·인공지능·5G 등 첨단 기술을 확장현실 기술과 융합한 ‘가상의 종합병원’을 구축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보다 상위 개념의 서비스를 통해 헬스케어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ATEP는 지난 2012년 한국과 일본·중국·대만·싱가포르·태국·인도 등 아시아 지역 전역에 흉강경 수술 기법을 전파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지원하고자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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