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학회, 스마트 워치 활용한 혈압 측정 가이드라인 발표

최근 스마트 워치 장치를 사용한 혈압 측정이 의료기기 국제 표준을 만족시킬 만큼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경우에 따른 오차 범위가 커 주기적으로 일반 혈압계를 통한 보정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고혈압학회(이하 학회)에서는 지난 1월 25일 공식 저널인 Clinical Hypertension에 '스마트폰/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에 대한 학회 입장을 발표했다.

먼저 학회는 "고혈압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혈압 측정"이라며 "정확하게 측정된 가정 혈압은 진료실 혈압보다 예후를 더 잘 예측할 수 있으며, 복약 순응도와 조절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최근 스마트 워치/스마트폰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며 "전 세계적으로 5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특히 성인 스마트폰 보유 비율은 한국이 이스라엘(88%), 네덜란드(87%) 등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95%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회는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가 세계 최초로 의료기기 요건을 충족하는 등 모바일 기기의 감지센서와 신호분석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개발되고 있다"라며 "이에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의 현재 위치와 올바른 혈압 측정법, 향후 전망에 대한 학회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초기 연구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혈압 측정은 정확도가 95~100% 수준이라 발표됐지만 측정 방법에 따라 변동폭이 커, 실제 측정 결과가 혈압 '수치'가 아닌 혈압 '범위'로 제시됐다"라며 "이후 유비쿼터스 모델 또는 선형 다항식(linear polynomial equation)이 적용되며 훨씬 개선돼, 기존 의료기기로 허가된 손가락 혈압 측정계의 오차 범위 및 의료기기 표준(the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Medical Instrumentation, AAMI) 허가 기준인 5 ± 8 mmHg를 만족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회는 스마트 워치 장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에서 '광센서(photoplethysmographic sensor)의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과 '적절한 훈련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안정 자세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는 점을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이같은 이유로 "스마트 워치로 혈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존 측정계로 얻은 혈압값을 스마트폰의 혈압 측정앱에 주기적으로 입력해 보정해야 한다"며 "보정 작업 시 혈압을 최소 2분 간격으로 3회 측정하는 것"이 권장했다.

또 "양 팔 사이에는 수축기/이완기 혈압에 3.3/2.0 mmHg 정도의 차이가 있다"라며 "보정 과정에서 한쪽 팔은 스마트 워치를, 반대쪽 팔은 일반 혈압계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하는 방식은 이점이 없다"고 했다.

즉, 스마트 워치에서 센서 기반 혈압 신호를 획득한 후 동일한 팔에서 일반 혈압계로 혈압을 정해 보정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학회는 "수축기 혈압이 160 mmHg 이상이거나 80 mmHg 이하로 아주 높거나 낮은 환자에서는 의료기기조차 아직 정확도가 검증되어 있지 않다"라며 "그 밖에도 대동맥 판막 폐쇄 부전증, 박동수 변동성이 큰 심방 세동, 혈류가 약한 말초혈관질환, 당뇨병, 심근병증, 말기 신부전, 손떨림, 혈액 응고 장애 등을 가진 환자 및 항혈소판제/항응고제 복용. 임신으로 호르몬 변화가 큰 상황에서도 혈관 특성이 일반 인구와 다르기 때문에 스마트 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고혈압 환자의 모터링보다는 일반 인구에서 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고혈압을 조기 진단하는데 1차적인 효용성이 있다"라며 "특히, 모바일 기기의 사용에 익숙한 30~40대 연령층의 낮은 고혈압 인지도를 고려하면, 젊은 성인들의 자기 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고혈압 관리를 조기에 개시할 수 있는 잠재성은 크다"고 했다.

학회는 "다만, 반대로 환자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적절하게 측정한 혈압을 기반으로 약제를 자가 조정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이미 연구에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이 24시간, 요일, 심지어 계절에 따라 상당한 편중이 있다는 보고가 있고, 특히 부적절하게 측정한 혈압이 불필요한 심리적 스트레스, 잘못된 고혈압 오진, 의료비 지출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향후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의 비용 효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기기 기반 혈압 측정이 일상 생활 및 신체적/감정적 스트레스에 따른 혈압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혈압의 동적 변화 평가라는 새로운 분야를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학회 입장이 새로운 기기 개발과 성능 평가에 중심 자료로 활용되고 나아가 임상 현장에서의 도입과 연구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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