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 상종 탈락…지역 영향 미친 듯
3기서 빠졌던 이대목동‧울산대 다시 이름 올려
강릉아산‧삼성창원, 장기간 노력 결실…첫 상종 지정

보건복지부가 제4기 상급종합병원 45곳을 지정하자 병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처음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되거나 3기에 제외됐다가 다시 이름을 올린 병원들은 미소를 짓는 반면, 이번에 탈락한 곳은 아쉬움에 말을 아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9일, 제4기(2021~2023년) 상급종합병원으로 45개 기관을 지정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 11개 진료권역별로 인력‧시설‧장비, 진료, 교육 등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한 병원을 3년마다 지정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경우 30%의 건강보험 수가 종별 가산율을 적용받는다. 종합병원의 종별 가산율은 25%다.

이번에 상급종합병원으로 신규 지정된 의료기관은 강릉아산병원, 삼성창원병원, 울산대병원, 이대목동병원 등 4곳이다.

강릉아산병원과 삼성창원병원은 처음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됐으며 울산대병원과 이대목동병원은 3기에는 제외됐지만 이번 4기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삼성창원병원
삼성창원병원

삼성창원병원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꾀하며 중증질환과 심장, 뇌졸중과 같은 응급질환의 적정성 평가에서 수년간 1등급 의료기관의 자리를 고수해왔다.

또 수도권 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2018년부터 삼성서울병원과의 진료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서울병원 출신 명의를 지속 영입해 오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로봇수술센터, 위암센터, 유방‧갑상선암센터를 신설,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지역 의료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창원병원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창원시의 1‧2‧3차 의료기관 간 전달체계가 모두 확립됐다. 1‧2차 의료기관은 경증 및 일반 질환 환자의 치료에 집중하고,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은 암과 같은 고난도 중증질환 진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수 있게 됐다”면서 “그리고 시설 및 장비의 중복투자와 과잉진료를 막아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활동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수도권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과 의료격차가 줄어 창원시민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도 지난 2011년부터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꾸준히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아산병원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교통편이 발달을 했다고 하지만 강원 영동지역은 아직도 의료소외지역이라 볼 수 있다”면서 “균형 있는 지역의료 발전을 위해 꾸준히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준비해 온 게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지만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 요건과 역량을 제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에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다학제 진료, 신속대응팀 운영 등 양적‧질적 역량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도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으로 환자들의 의료비가 증가해 병원 문턱이 높아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종별 가산 등의 플러스되는 부분도 있지만 지역민들이 찾는 곳이기에 본인부담금 증가 등 문턱이 높아지는 게 걱정”이라며 “환자들에게 불편이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대병원
울산대병원

3기 지정 때 탈락했던 울산대병원도 3년 만에 상급종합병원으로 복귀했다.

울산대병원은 이번 4기 평가에서 경남 동·서부권으로 권역이 분리되는 불리한 점을 이겨내고102점 만점에 100.95점을 획득, 부산‧울산‧경남 1위, 전국 6위로 당당히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됐다.

울산대병원이 제4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지정 됨에 따라 지난 3년간 광역시 중 유일하게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무너졌던 지역 의료전달체계의 선순환 구조가 다시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의료계 신뢰도 하락, 지역환자 역외유출 심화, 병원간 경쟁 심화, 의료질 하락 등의 다양한 부작용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대병원 정융기 병원장은 “그 동안 전국 어디에도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시설과 장비, 그리고 우수한 의료 인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저평가 된 부분이 있었다”면서 “이번 상급종합병원 재진입으로 지역주민과 의료계에서 더욱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울산대병원은 국공립병원 없는 울산 지역에서 공공의료의 구심적 역할을 하며 감염병 중환자 치료를 위한 음압 하이브리드 수술실 도입 및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 교육연구 기관으로서 지역에 필요한 의료인력 양성과 지역 특성을 고령한 질병연구 및 바이오메디컬 산업의 발전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외에도 중장기 발전 전략으로 국제적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제2병원 건립과 함께 향후 국내 대표 의료기관으로 성장한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신생아 사망 사건으로 지난 3기에서 보류 판정을 받았던 이대목동병원도 다시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다.

반면, 고신대복음병원은 이번 4기 지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경남권의 치열한 경쟁률이 고배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경남권의 경우 3기에서는 경남권에 6개 병원이 지정됐지만 이번 4기에선 경남권이 서부‧동부로 나뉘고 각각 2곳, 5곳이 선정됐다. 3기보다는 1개가 더 늘어나기는 했어도 타 권역보다 경쟁률이 치열한 게 사실이다. 타 권역보다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경남권의 치열한 경쟁률로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고신대복음병원 관계자도 “(상급종합병원 지정 탈락에)지역적인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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