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공청회서 ‘4년제 유지’ 절대 다수 의견…지방 수련병원 전공의 지원율 하락 우려
전공의 수련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비뇨의학과가 결국 이를 포기했다.
대한비뇨의학회는 3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71차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3년제 전환에 대한 내부 공청회’ 결과를 발표했다.
비뇨의학회는 지난 4월 춘계 학술대회에서, 일부 회원들에 요구에 따라 ‘3년제 전환 검토를 위한 내부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 결과, 참석자 절대 다수가 수련 기간 단축을 반대했다.
반대 이유는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 엄수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3년제로 수련 기간을 단축하게 될 경우 수련시간 감소 및 부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펠로우십과 연계될 경우 지방에 위치한 수련병원의 전공의 지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울러 내과와 외과 등 타과의 3년제 전환으로 ‘비뇨의학과 지원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뇨의학과 신규 전공의 모집은 내과가 3년제로 전환한 지난 2017년, 25명으로 최저를 기록했으나 그 이후에는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외과가 3년제로 전환된 2019년에는 비뇨의학과 전공의 지원이 40명에 육박하며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모집인원수를 기록했다.
비뇨의학회 김장환 교육정책이사는 “현재도 수련기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3년제로의 전환은 전문성을 떨어트릴 가능성이 높아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모았다”면서 “반드시 수련 받아야 하는 필수 술기 및 분야를 새롭게 선정했고 이와 연계해 4년 동안 체계적으로 수련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주력하며 기본에 충실한 교육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전문의 시험에 앞서 전공의들을 술기 능력을 사전에 평가하겠다고도 했다.

비뇨의학과 이규성 회장은 “아직 전공의 지원율이 100%가 되지 않았지만 수련이 충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비뇨의학과는 외과계통이다. 따라서 전공의 시절에 수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고 전문의를 따야 하는데 그간 시험은 필기 위주였고 실제적인 수술 술기는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전공의 과정에서 습득해야 할 술기를 제대로 평가할 것”이라며 “학회가 6개의 수술 종류를 정하고 그 중 4개를 할 수 있는지 각 병원들의 지도전문의가 평가하려고 한다. 내부적으로 평가를 통과해야 전문의 시험을 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뇨의학회는 ‘혈뇨의 위험 및 방광암 대국민 인식 증대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비뇨의학회 백민기 부총무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진행된 만큼, 향후 비뇨암, 전립선비대, 배뇨 장애를 앓는 환자들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따라서 50세 이상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비뇨의학과 정기 검진을 받는 게 필요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설문조사 결과, 정기 검진을 받는 비율이 매우 적었다”면서 “이에 대국민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뇨의학회는 지난 9월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74세 이하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14.8%인 74명이 혈뇨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혈뇨를 경험했을 때 대처 방법에 대해서는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비율은 절반을 조금 넘는 58.1%로 나타났으며, 이 중 비뇨의학과를 방문한 사람은 83.7%고, 내과 16.3%, 가정의학과와 산부인과를 방문한 비율은 각각 4.7% 였다.(중복 응답)
문제는 혈뇨를 경험했을 때 약국에서 약만 구매한 비율이 4.1%, 민간요법 이용이 1.4%,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비율이 36.5%나 된다는 점이다.
백 부총무는 “혈뇨는 방광암, 신우요관암을 비롯한 비뇨계 발생 암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이자 비뇨계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로, 혈뇨가 발생했을 때 전문 진료과인 비뇨의학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이번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혈뇨가 비뇨계에서 발생하는 암의 증상 중 하나라는 인식은 전체 응답자 중 25.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설문 조사에서 비뇨의학과 정기 검진을 받는 비율도 22.4%로 매우 낮았다”면서 “‘소변을 보는 데 불편함을 종종 느낄 때’ 또는 ‘통증은 없지만 혈뇨 증세 등 소변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병의원을 방문하는 비율은 각각 40.7%, 36.4%로 나타나, 비뇨계에 이상 증상이 있을 때 병의원을 찾는 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비뇨의학회는 또 비뇨의학과 관련 간호사 교육을 위한 플랫폼을 제작했다.
‘UroNurse’라고 이름 붙여진 플랫폼에는 비뇨의학과 질환 설명을 비롯 수술 전 평가, 감염관리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강좌를 수강한 후에는 평가까지 이뤄지게 했고, 사이트 내 채팅 기능을 통해 회원 간에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