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에 가장 큰 관심은 북미 간의 대화였다. 비록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현실화할 것으로 예측한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면서 남북 간의 대화 재개와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장 시급하게 다가오는 과제는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이다.오래된 자료기는 하지만 북한에는 9,000여개의 의료기관과 21만명의 보건의료인이 존재한다. 표면적 수치만 보면 상당한 의료 인프라를 갖춘 것처럼 보인다.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3.3명으로 OECD 평균 3.1명보다 높고,
최근 의료 현장에서 특정 의약품에 이어 의료기기의 수급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심각하게 공급 부족을 겪는 제품들에는 명확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격이 저렴한 제품'과 '비용이 많이 드는 소량 생산 제품'이라는 점이다. 언뜻 상반되어 보이는 이 두 범주의 제품들은 모두 판매 수량이 적고, 의료 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품목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저가 제품의 경우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고가라고 하더라도 소량 생산 제품은 제한된 시장 규모로 인해 제조·수입업체들이 생산을 포기하거나 시장에서 철수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2025년 8월 4일, 보건의료인력의 업무 범위를 심의하기 위한 조직 설치를 위한 '보건의료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다. 6개월의 유예기간 후 시행되는 법안은 그동안 의료계 내 첨예하게 대립해온 직역간 업무범위 갈등을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법이 가동된다면 의외의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직역 간 불명확한 업무 경계로 인해 몇가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첫째, 의료인력 활용의 비효율성이다. 명확하지 않은 업무 경계로 인해 각 직역은 보수적으로 업무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은 세계 7위 수준의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 더 높은 순위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3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를 보면, 이탈리아나 영국이 160억 달러 수준으로 우리나라 70억 달러보다 2배 정도 높지만, 성장 잠재율로 볼 때 지금과 같은 속도가 유지된다면 몇 년 안에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우리가 현장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의료기기들이 산업적 측면보다는 공공재의 일부로서 환자 안전과 치료 효과에 직결되는 만큼, 산업 성장은 곧 국민의 생명과 의료의 질과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최근 몇
시대를 막론하고 새로운 기술의 위험성은 항상 과장되어 왔다. 이는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위험이 구체화되지 못할 때의 불안이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과도한 규제로 사용상 제한을 하게 되는데, 이는 안전이 우선되어야 하는 인류의 생존 전략으로 유전자에 학습되어 있는 본능적 반응이다.인공지능이나 디지털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의료기기에 적용된 다양한 기술의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기존 제도로는 따라갈 수 없는 새로운 면이 나타나다 보니 새로운 틀을 만들자는 요구가 나왔고, 이것이 지금의 디지털 의료기기법의 근거가 되었다.이 법을
대한민국 의료기기 산업의 성장동력에 적신호가 걸렸다. 2024년 기준 생산 실적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디지털 제품군이 추가되고 수출이 소폭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줄었다는 것은 내수 시장 문제만은 아니다.수입 품목 수도 2020년 약 3만 개에서 2만 7천 개 수준으로 줄며, 수입 역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갱신제를 통한 정리 효과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하지만, 문제는 그 속에 수익성은 낮지만 환자에게 필수적인 제품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필수 제품의 공급이 끊긴다면 환자 안전에 직격탄이 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약가 인하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미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음에도, 오랜 시간 고착화된 제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그의 정책 추진력은 일정한 성과를 예고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수단의 정교함보다는 ‘환자의 부담 경감’이라는 명확한 정책 목표와 미국 사회가 보여주는 역동성이다.우리나라의 의료기기 인허가 및 가격 결정 구조 역시 매우 복잡하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연구원이 가격을 결정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안전정보원, 민간 인증기관 등이 각각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인공지능(AI)의 진화는 의료기기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대형 언어 모델(LLM)의 등장 이후, 의료 데이터의 해석과 진단의 효율성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그러나 아직 많은 이들이 그 변화를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기술적 진보는 이미 시작됐지만, 이제는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AI가 의료기기에서 갖는 핵심 의미는 ‘연결’과 ‘분석’이다. 과거에는 심전도, 혈액검사 등에서 측정된 수치에 대해 단편적으로 진단을 보조하는 기능이 일부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의료기기 산업에서의 규제 강화가 산업 생태계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규제 정책은 의료기기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복잡계 이론을 적용해보면 그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즉, 행정적 효과를 달성하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실보다 득이 적을 가능성이 있다.최근 규제의 주요 방향은 국제 조화, 오래된 허가증의 갱신, 그리고 GMP(우수 제조 관리 기준)의 강화다. 국제 조화를 통해 우리나라 의료기기의 안전 수준을 높이고 수출 규제 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