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아산병원 고경남 교수·그라이프스발트 대학 홀거 로데 교수 上
“국내도 글로벌 표준치료 가능해져…환자 치료 접근성 개선”
“이상반응 관리 노하우도 쌓여…목표 용량 끝까지 투여해야”
신경모세포종은 부신수질이나 교감신경절을 따라 주로 척추 부위에 발생하는 미분화 고형 종양으로, 뇌종양을 제외하면 소아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고형암이다. 전체 소아암 발생의 약 10%, 소아암 사망의 약 15%를 차지하며, 대부분 0~4세 시기에 진단돼 영아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위험군 및 재발성·불응성 신경모세포종은 예후가 불량하여 재발 예방을 위한 미세잔존질환(MRD) 제거가 필수적이다.
신경모세포종의 글로벌 표준치료는 ‘유도(Induction)’, ‘공고(Consolidation)’, ‘유지(Maintenance)’ 3단계로 진행된다. 유도요법에서는 항암 치료로 종양을 95% 이상 제거하고, 공고요법 단계에서는 고용량 항암화학요법과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을 실시한다. 유지요법 단계에서는 비타민 A 유도체인 ‘이소트레티노인’으로 종양을 덜 공격적인 상태로 분화시키고, 항GD2 항체로 보이지 않는 잔존 종양을 면역 시스템으로 제거하여 재발을 예방한다.
2024년 12월 ‘콰지바(성분명 디누툭시맙베타)’가 국내에서 급여 출시되면서 신경모세포종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항GD2 항체인 콰지바는 신경모세포종 세포에서 과발현되는 GD2 항원을 표적으로 삼아 체내 면역 세포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찾아내고 공격하도록 돕는다. NK 세포와 기타 면역 세포들이 활성화돼 ‘항체 의존성 세포독성 효과(ADCC)’를 통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므로, 기존 항암제보다 정상 세포 손상이 적고 내성이 있는 경우에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항GD2 항체가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 치료의 표준요법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그동안 국내 환자들은 접근성 제한으로 큰 비용을 감수하거나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국내에서도 급여 적용이 되어 글로벌 표준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에 본지는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고경남 교수와 독일 그라이프스발트 대학교 소아과 및 소아혈액종양학과 홀거 로데 교수를 만나 항GD2 항체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과 이상반응 관리 전략에 대해 들었다.
한편, 고경남 교수(이하 고경남)는 현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에 재직 중이며, 소아암 중에서도 육종, 뇌종양, 신경모세포종 등 고형암을 주로 진료하고 있다. 또 조혈모세포이식과 세포 치료와 관련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홀거 로데 교수(이하 홀거 로데)는 독일 그라이프스발트 대학교 소아과에서 소아과장으로 재직 중이며, 주로 소아혈액종양 환자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신경모세포종에 대한 면역치료 연구와 진료를 병행해 오며, 지금까지 20년 이상 관련 치료 경험을 쌓아왔다. 현재 국제 소아신경모세포종 학회(SIOPEN) 소속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주요 임상연구들을 이끌어 왔다. 지금까지 총 250명 이상의 신경모세포종 환자에게 면역치료를 시행했으며, 환자 1명당 총 5회의 투약을 진행하고. 있어 누적 치료 경험은 1,000회 이상에 달한다. 항GD2 항체 개발에는 약 30년 전 실험실 수준의 연구부터 실제 임상 적용까지 여러 단계에 걸쳐 참여했다
- 신경모세포종은 주로 어떻게 발생하며, 어떤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인가?
고경남: 신경모세포종은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교감 신경에 생기는 종양이다. 특히 교감 신경이 많이 존재하는 신장 위쪽의 부신과 척추 부위에서 주로 발생한다. 복부에 큰 덩어리가 만져져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전이가 빠른 암이기 때문에 처음 병원을 방문할 당시 이미 골수나 간, 뼈 등 다른 부위로 전이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우 복부 팽만, 복통, 또는 흉부 종양으로 인한 호흡곤란 같은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흔하다.
-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으로 분류되는 기준은 무엇인가?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의 중증도는 어느 정도인가.
고경남: 신경모세포종은 크게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나뉘게 되는데,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진단 당시 전이 여부다. 저위험군은 종양이 한 부위에 국한되어 있고 크기가 크지 않아 수술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또한 전이가 나타났다 하더라도 환자의 연령이 18개월 미만일 경우에는 약한 치료만으로도 완치되거나 치료 없이 호전되는 사례도 있어 저위험군으로 분류한다.
반면 종양이 여러 부위로 전이되어 있거나 크기가 크거나 재발성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고위험군으로 간주한다. 진단 당시부터 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며, 즉, 환자의 연령이 18개월 이상이고, 종양의 전이가 있고, 그리고 재발을 유발하는 특징적인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에 해당한다.
고위험군 환자는 저위험군과 비교했을 때 치료 강도가 훨씬 높다. 저위험군 환자는 치료를 아예 하지 않거나, 매우 약한 치료만으로도 대부분 90% 이상 완치가 된다. 하지만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 환자에서는 굉장히 강도 높은 항암화학요법을 실시하게 되고, 수술, 방사선 치료, 양성자 치료, 그리고 항GD2 항체인 콰지바와 같은 면역치료까지 다양한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은 이러한 복합적 치료를 통해 과거보다 치료 성적이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완치율은 70% 내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현재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 치료의 최대 과제는 완치율 향상과 강도 높은 치료의 후유증 감소다. 이런 측면에서 콰지바와 같은 면역치료는 완치율을 높이면서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
-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의 치료 방법은 여러 단계로 나뉘어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단계는 어떻게 되는가?
홀거 로데: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 환자에 대한 치료는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유도요법이다. 이 단계에서는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종양의 크기 줄여 환자의 질병 부담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유도요법의 효과는 환자마다 달라서 치료 반응이 좋은 경우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고, 반응이 미흡한 경우 유도요법을 연장하게 된다.
두 번째는 공고요법이다. 유도요법을 통해 줄어든 종양의 상태를 안정화하고,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 단계에서는 일반적인 항암치료보다 훨씬 강도 높은 고용량 항암화학요법(high-dose chemotherapy)이 사용되며, 이로 인해 환자의 골수가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대비해 유도요법 중 적절한 시점에 환자의 혈액을 특정 장비를 통해 채집하고, 그중 조혈모세포 성분을 선별하여 액체질소로 냉동 보관한다. 이후 고용량 항암화학요법을 마치면, 저장해둔 조혈모세포를 환자에게 다시 이식해 정상적인 혈액 생성이 가능하도록 한다. 조혈모세포이식 횟수는 일부 국가마다 차이가 있어 1회 또는 2회를 실시한다.
세 번째는 유지요법이다. 이 단계는 보통 6개월가량의 긴 치료 기간을 필요로 하며, 과거에는 비타민 A 유도체인 이소트레티노인을 사용하여 암세포를 양성 세포로 분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항GD2 항체를 활용한 면역치료가 유지요법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항GD2 항체는 신경모세포종 세포에 발현된 GD2 항원을 인식하고 공격하는 원리로 작용하며, 질병을 조절하고 재발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이 외에 국소치료도 매우 중요하다. 치료 시점과 프로토콜에 따라 외과적 수술로 원발 종양을 제거하거나, 제거 후에도 잔존 질환에 대해 방사선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모든 과정은 재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종합적 접근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고경남: 유도요법은 먼저 눈에 보이는 종양의 약 80~90%를 제거하는 단계이며, 공고요법은 내성이 있어 남아 있는 10~20%의 암세포를 강도 높은 치료로 한꺼번에 제거하는 단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의 끈질긴 세포가 남을 수 있는데, 이러한 마지막 세포까지 없애는 과정이 바로 유지요법이다.
과거에는 유도요법이 끝난 시점에서 치료를 종료했다. 하지만 유도요법 종료 이후 약 70% 이상의 환자에서 신경모세포종이 재발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미세잔존질환(MRD) 제거를 위한 공고요법과 유지요법이 도입됐다. 공고요법은 일반 항암제보다 4~5배 강한 약제를 사용하므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필수적이다. 유지요법에서는 과거 비타민 A 유도체를 썼으나, 최근에는 항GD2 항체 면역치료로 암세포를 표적 제거한다.
다시 한번 요약하면, 유도요법은 눈에 보이는 종양을 줄이는 치료, 공고요법은 내성이 생긴 암세포를 강력한 치료로 제거하는 단계, 유지요법은 미세잔존질환을 최종적으로 제거해 재발을 예방하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 미세잔존질환(MRD)이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홀거 로데: 미세잔존질환이란 현재 의학 기술로는 검출할 수 없지만 환자 몸 어딘가에 암세포가 소량 남아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검사상 이상이 없어도 실제로는 골수나 다른 장기에 신경모세포종 세포가 남아있을 수 있어, 표면적으로 암이 사라진 후에도 치료를 계속해야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백혈병 등 다른 악성질환에서도 중요한 개념인 미세잔존질환은 유지요법의 핵심 타깃이다. 특히 항GD2 항체를 활용한 면역치료는 이러한 미세잔존질환을 제거해 재발률을 크게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국내에서는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의 글로벌 표준치료법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
고경남: 신경모세포종의 전반적인 치료 단계는 국내와 미국, 유럽이 거의 동일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한국은 전반적으로 치료 기간이 더 길고 강도가 더 높은 편이다. 유도요법의 경우, 유럽에서는 보통 3개월 내외, 미국은 5개월 이내에 종료되는 반면, 한국에서는 7~8개월 정도로 비교적 길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공고요법 단계에서 고용량 항암화학요법을 유럽은 대부분 1회만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1회 또는 2회를 시행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2회 시행이 표준치료로 실시되고 있다.
국내와 해외의 신경모세포종 치료에 있어 가장 큰 차이는 유지요법에서의 면역치료 도입 여부였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항GD2 항체를 유지요법에 활용해 왔지만, 한국은 오랜 기간 항GD2 항체를 유지요법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유도요법과 공고요법은 다른 나라보다 오히려 더 강력하게 진행해 온 반면에 유지요법을 글로벌 표준치료에 맞게 충분히 진행하지 못한다는 것이 국내 신경모세포종 치료 환경의 한계였다. 다행히도 작년부터 항GD2 항체인 콰지바에 대해 국내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이루어지며, 이제는 한국도 글로벌 표준치료에 맞춰 유지요법을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 실제 임상 현장에서 경험하는 항GD2 항체의 치료 효과 및 내약성은 어떠한 편인가?
고경남: 항GD2 항체의 치료 효과는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 유지요법의 1차 치료와 재발성·불응성 환자에게 사용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해외 데이터에 따르면 항GD2 항체는 고위험군 환자의 재발률을 약 15~20% 정도 개선하며, 재발성·불응성 환자의 경우 약 50% 이상에서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16년부터 약 20명의 환자에게 항GD2 항체 치료를 진행해 왔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마치지 못하는 경우는 2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하다.
재발성 또는 불응성 신경모세포종 환자의 경우는 종양이 육안으로 확인되는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에, 항GD2 항체 투여 후 눈에 띄는 종양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신경모세포종이 재발되어 빠르게 진행하던 상황에서 극적인 치료 반응을 경험한 환자 사례들이 있다.
홀거 로데: 실제 임상에서 항GD2 항체의 내약성은 전반적으로 우수하다. 다만 기존 항암제와 달리 이상반응 양상이 달라 의료진의 학습이 필요하다. 첫 투약에서 가장 강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만, 투약이 반복될수록 이상반응은 줄어들고 내약성은 향상된다. 이점을 미리 환자와 보호자에게 안내하면 불안감을 줄이고 치료 지속에 도움이 된다.
면역치료제 특성상 나타나는 이상반응은 예측 가능하고 조절 가능하며, 중단이 필요한 중대한 반응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 투약 속도 조절이나 별도 약물 치료로 관리 가능하며, 표준치료인 5회 투약을 대부분 무리 없이 완료할 수 있다. 첫 경험 병원들은 이상반응 발생 시 12~24시간 투약을 중단하기도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 투약 중단 없이 치료를 지속해도 된다는 점을 알게 된다.
특히 항GD2 항체 치료 효과 측면에서 총 5회의 투약 횟수를 모두 완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일부 환자에서는 재발이 다소 늦게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고려해 후기에 재발하는 환자를 예방하기 위해 투약 횟수를 5회보다 늘리는 전략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 항GD2 항체 치료 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이상반응은 무엇이며,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가?
홀거 로데: 항GD2 항체 치료 시 자주 나타나는 이상반응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염증성 이상반응으로, 면역치료제의 기전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면역 반응의 일종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이며,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도 흔히 관찰된다.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은 혈관 내 체액이 조직으로 빠져나가 부종이 생기는 증상으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경미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두 번째는 신경학적 이상반응이다. 대표적으로 동공 조절 이상으로 인한 시력 저하가 있다. 이는 동공 조절 기능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으면서 생기며, 환자에게는 불편감을 줄 수 있지만 일시적인 안경 처방이나 선글라스 착용으로 충분히 대처 가능하고, 대개 수개월에서 1년 이내 자연 회복된다.
세 번째는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중추신경계의 염증 반응이다. 예를 들어 척수염, 하지 마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상반응의 발생 빈도는 전체 환자의 1% 미만으로, 실제 치료 경험상 약 0.1% 정도의 환자에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증 신경학적 반응도 90% 이상의 환자가 회복 가능하며, 후유증이 남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염증 반응이 강하게 나타날 경우, 스테로이드 사용이 고려되기도 한다. 다만 스테로이드 사용은 면역 반응을 억제하기 때문에 면역치료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서 가능하면 최소화하여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외 혈장 교환술 또는 면역글로불린 투여를 통해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3~4등급 이상의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때는 항GD2 항체 투여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상태가 호전되면 절반 용량으로 치료를 재개해 점차 정상 용량으로 복귀하는 방식을 권장한다. 첫 투약 시 이상반응이 크게 나타났더라도, 두 번째 투약부터 이상반응 강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이유는 반복 투여에 따라 면역 반응이 둔화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피부 가려움증이나 기관지 수축 등의 알레르기성 반응도 약물 치료나 호흡기 치료 등을 통해 치료 중단 없이 계획된 치료를 완료할 수 있다. 더불어, 적절한 이상반응 관리를 위해선 지속주입요법(Long-Term Infusion, LTI)의 사용이 권장되며, 통증 조절을 위해선 모르핀, 가바펜틴 등의 진통제를 병용할 수 있다. 투약 횟수가 늘어날수록 통증 역시 감소하며, 대부분 3회차 투약 이후부터는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가 된다.
고경남: 항GD2 항체 치료에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통증과 발열이다. 두 가지 이상반응 모두 치료 전부터 예측 가능하며, 예방약과 대응 프로토콜이 마련되어 있어 대부분 약물 용량 조절이나 진통제 투여로 충분히 관리된다. 항GD2 항체 치료를 처음 진행하는 의료진의 경우 환자가 통증을 강하게 호소하면 당황할 수 있는데, 투약이 반복되면 통증과 발열은 점차 줄어들며, 치료를 중단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는 경우는 드물다.
투약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혈압 저하도 주의할 이상반응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역시 수액 공급과 승압제 등으로 안정적으로 대응 가능하며, 실제로 혈압 저하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일부 환자에서는 간 효소나 염증 수치가 상승할 수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이며 특별한 후유증 없이 회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으로 인한 부종도 대부분 일시적이고 관리 가능한 이상반응이며, 투약을 지속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특히 동공 반응 저하로 인한 시야 흐림이나 눈부심이 발생하면 환자나 보호자분들이 많이 놀라시는데, 치료를 마치면 대부분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가역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크게 놀라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린다. 이러한 증상은 안경, 렌즈, 선글라스 착용 등으로 완화할 수 있고, 치료 후 대부분 회복된다.
항GD2 항체는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 구토, 면역력 저하 등의 이상반응이 훨씬 적기 때문에, 치료 경험만 어느 정도 축적된다면 오히려 더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라고 생각한다.
- 신경모세포종 환자의 치료 여정이 길고 복잡한 가운데, 성공적인 치료 완주를 위해 의료진과 보호자는 각자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조언 부탁드린다.
홀거 로데: 한국은 현재 콰지바를 신경모세포종 치료에 도입하는 초기 단계다. 약제 도입이 얼마 되지 않아 의료진과 보호자들의 궁금증이나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 과정을 겪어왔으므로, 그들의 축적된 정보와 사례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 국내 의료진들도 항GD2 항체와 관련해 치료 경험이나 정보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의료진 간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경남: 국내에는 소아암 치료 병원과 의료진 간의 네트워크가 매우 잘 구축되어 있다. 특히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를 중심으로 의료진 간의 치료 경험과 의견 교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항GD2 항체를 먼저 사용해 본 병원에서는 자체 프로토콜과 치료 경험을 새로운 치료를 시작하는 의료진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의료진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치료 옵션을 도입하고, 끊임없이 지식을 축적하며, 치료 전략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보호자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과 용기다. 치료 과정 중 불안하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혼자 감당하지 말고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