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의원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 발의
지난해 주요 암 7종 수술 환자 2000여명 ↓
진단부터 수술까지 대기기간 전년 대비 5.3일↑
의료 대란으로 주요 7대 암 환자 수술 대기기간이 평균 5일 이상 길어지고 수술이 한 달 이상 지연된 환자 비율이 5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빅5병원 암 수술 환자 수는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처럼 '보건의료 위기 상황'으로 환자들이 입은 피해를 조사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지난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전국적인 의료서비스 중단, 감염병 대유행, 대규모 재난 등으로 인해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그 우려가 있는 경우를 ‘국가보건의료 위기 상황’으로 정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위기 상황에서 발생한 환자 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해 그에 따른 대응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신설된 국가보건의료 위기 상황은 ▲위기대응의료제품법에 따른 공중보건 위기 상황 ▲복지부 장관이 위기 경보를 발령한 경우 ▲전국적 규모의 의료서비스 중단과 의약품 공급 중단 ▲대규모 혈액 수급 부족 사태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우려되는 상황 등이다.
김 의원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으로 인해 암 수술 지연 등 환자 피해가 큰 상황이지만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주요 암 7종인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췌장암, 두경부암에 대한 진단일부터 수술일까지 대기기간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암 수술 환자 수는 2만5,680명으로 전년 대비 7.3%(2,022명) 감소했다. 평균 대기기간은 37.9일에서 43.2일로 5.3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기간이 31일 이상 지연된 환자 비율은 지난 2023년 40.7%에서 2024년 49.6%로 8.9%p 늘었다.
의료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 암 수술 환자는 같은 기간 2만1,013명에서 1만6,742명으로 4,271명(20.3%) 급감했고, 평균 대기기간도 40.2일에서 46.4일로 6.2일 늘었다. 특히 빅5병원 암 수술 환자 수는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난 2023년 8,248명에서 2024년 4,006명으로 51.4% 줄었다. 평균 대기기간도 46.4일에서 50.9일로 4.5일 늘었다.
반면 종합병원과 병원의 암 수술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대기기간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의 암 수술 환자는 지난 2023년 6,374명에서 2024년 8,453명으로 32.6%(2,079명) 증가했고, 평균 대기기간도 31.5일에서 38.1일로 6.6일 늘었다. 병원의 암 수술 환자는 같은 기간 237명에서 365명으로 54.0%(128명) 증가했고, 평균 대기기간도 16.8일에서 18.7일로 2.0일 늘었다.
김 의원은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의 연구결과를 들어 상급종합병원 암 수술 환자가 감소하고 대기기간이 한 달 이상 늘어난 의료 대란 상황에서 사망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수술 건수가 적은 병원에서 수술이 1개월 이상 지연 시 주요 암종 생존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방암 환자는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김 의원은 “암 환자 수술이 지연되고 응급실 뺑뺑이가 늘어나는 등 의료 공백으로 환자 피해가 명확함에도 정부는 실태조사를 통한 대책 마련은커녕 문제를 덮기에만 급급하다”며 “불통으로 밀어붙인 의대 증원 정책이 초래한 국민 피해를 면밀히 조사하고 이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환자 피해 실태조사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