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유래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아시아 첫 임상 결과
운동 수행 능력 평가점수 유의미감소…보행 동결 부작용 호전
국내 연구진이 배아줄기세포유래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치료제 이식이 파킨슨병 환자에게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 교대안암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배아줄기세포유래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 치료제를 저용량과 고용량으로 각각 이식수술하고, 1년 후 경과관찰한 결과 증세 호전효과를 보였다고 13일 밝혔다. 연세의대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는 신경세포치료제 개발자다.
세포치료제를 이식 받은 파킨슨병 환자들은 기존 도파민 약물치료를 받았음에도 약효가 감소하는 약효소진현상을 보이거나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보행동결 등 부작용을 보였던 환자들이다. 그러나 세포치료제 투여 1년 만에 배드민턴과 탁구를 치기 시작했고 일상생활도 편리해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전체 투여 대상자 12명 중 저용량(315만개 세포)과 고용량(630만개 세포)을 투여한지 1년이 경과한 각 환자 그룹 3명에서 증상 호전 정도를 측정했다.
파킨슨병 증상을 심각도에 따라 1~5단계로 구분한 호엔야척도에서 저용량 투여자의 경우 평균 19.4%(3.7단계→3단계)가 호전됐다. 고용량 투여자에서는 평균 44.4%(3.7단계→2단계)가 호전됐다. 고용량 호전 정도는 중증 상태에서 질병 초기 상태로 호전된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객관적인 운동 수행 능력을 평가한 결과, 심각하면 점수가 오르는 파킨슨병 평가척도에서는 저용량 투여자는 22.7% 호전(12.7점 감소), 고용량 투여자는 25.3% 호전(13점 감소)됐다.
보행하거나 방향을 바꿀 때 일시적으로 움직임을 멈추는 보행 동결 부작용은 저용량 투여자 2명 중 1명에서 아예 사라졌고(50% 호전), 고용량 투여자 3명에서는 전원이 사라졌다(100% 호전). 이는 정상으로의 회복을 의미한다.
특히 일부 투여자의 경우 파킨슨병 평가척도가 1년 후 40.7%까지 크게 호전돼(22점 감소) 해당 치료제가 파킨슨병 치료에 게임 체인저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도파민 뇌 영상 촬영에서도 도파민을 분비하는 도파민 세포 생착 신호가 증가한 것도 관찰됐다. 고용량에서 도파민 신호 증가도 컸다. 뇌 영상 신호 증가는 치료 기전 증거로서 유효성을 보인 환자 효능 지표들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나타냈다. 도파민은 사람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물질로 파킨슨병 환자에서 적게 분비된다.
또 안전성과 관련해 현재까지 이식한 12명 중 1명에게서 이식 부위와 관련 없는 주변 부위에 경미한 출혈이 관찰됐으나 특이한 신경학적 이상소견이나 부작용은 없었다. 또 모든 환자에서 세포 이식 관련 특이한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다.
세브란스병원은 임상시험계획에 따라 이식 후 2년까지 추적 관찰하며 경과를 지켜 볼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이 세포치료제는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것으로 파킨슨병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은 물론 보행동결이나 약효 소진 등 대표적인 부작용을 줄였다”며 “파킨슨병을 오래 앓던 환자가 투여 후 배드민턴과 산책을 즐기게 된 만큼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제조와 공급은 ㈜에스바이오메딕스가 담당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