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2.5% 인상안 제시했지만 합의점 못 찾아
노조 “타 사립대병원과 임금 격차 줄이지 못해”
사측 “노조 무리한 요구…진료 정상화 위해 최선”
노원을지대병원 노동조합 파업이 26일째 이어지고 있다. 임금 인상률 등을 두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태다.
병원 측은 경영 악화에도 임금 인상률을 1.5%에서 2.5%로 올려 제안했지만 노조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그 정도 수준으로는 타 병원과의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없으며 비정규직 비율도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노사는 지난 6월부터 20여 차례 산별현장교섭을 진행했지만 타결되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10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노원을지대병원지부 차봉은 지부장은 지난 1일 병원 정문 앞에서 진행된 노원지역시민단체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7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사립대병원과 임금 격차 해소를 약속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차 지부장은 “병원은 2.5%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는데 계속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한다. 대전제는 지난 2017년 타 사립대병원과의 임금 격차를 줄이지 못한 병원의 잘못”이라며 비정규직 비율도 오히려 높아졌다고 비판했다.
이날 노원을지대병원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며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단체들은 병원과 을지재단 측에 보내는 항의서한을 통해 “의사들의 집단 진료 거부 사태가 벌써 8개월이 되어가고 있고 병원에 남아 있는 간호사와 병원 직원들이 그 공백을 고스란히 메워 그나마 주민들이 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병원 경영이 악화됐다면 그것은 이들의 책임이 아니라 병원 경영진과 집단 의료 거부를 하는 의사들이 책임 아닌가. 책임은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원을지대병원은 을지재단이 운영하는 병원 4곳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곳이라고 한다. 매년 고유목적기금이라는 명목으로 100억원 가까이 적립할 만큼 재정 여유가 있다”며 “400여명 가까이 되는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준다고 해도 이 적립금의 절반 밖에 들지 않는다”고도 했다.
노원을지대병원 “동결 없이 꾸준히 임금 인상해 왔다”
사 측인 노원을지대병원은 지난 2017년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도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노조가 노원을지대병원이 아닌 의정부을지대병원 앞에서 두 차례 “원정 집회를 열고 악의적인 비방글이 담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원을지대병원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의정 갈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파업을 조속히 마무리해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최종 임금 인상안으로 2.5%를 제시했다”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을지재단 산하 병원 간 임금 격차에 대해서는 “차별이 아닌 합리적인 차등”이라며 “같은 의료원에 속해 있더라도 각 병원은 법인과 사업장이 다르고 실적도 다르다. 병원 운영에 있어 급여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인 만큼 임금 인상은 병원 수익이 증가했을 때만 지킬 수 있는 약속”이라고 반박했다.
노원을지대병원과 규모가 비슷한 다른 사립대병원과의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한 번의 동결 없이 꾸준히 급여 인상률을 높여 왔다”고 강조했다. 노원을지대병원은 임금 인상률은 ▲2017년 11.30% ▲2018년 10.11% ▲2019년 11.32% ▲2020년3.46% ▲2021년 3.01% ▲2022년 5.0% ▲2023년 4.5%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노원을지대병원은 “지난 2017년부터 2024년 6월까지 비정규직 직원 총 7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10월 기준 전체 직원 중 정규직 비율이 86.9%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규직 사직, 코로나19 사태, 의정 갈등 등 안팎으로 불가피한 변수로 인해 2017년 합의사항인 정규직 비율 90%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으나 합의사항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노원을지대병원은 전담간호사(PA) 파견 남발 지적에는 “전공의 공백에 따른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며 지난 8월 한시적으로 이동 배치된 전담간호사 34명 대상 직무 만족도 조사에서도 96.2%가 만족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노원을지대병원은 이어 “환자 진료를 최우선으로 외래 진료를 유지하고 있으며 필수 유지 업무인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인공신장실 등도 정상 운영 중”이라며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가운데 노사 간 합의를 통한 진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