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오주현 교수
“지침과 맞춤형 치료 모두 중요…우선 권고는 증량”
“낮은 인지율 문제, 2년 국가검진으로 인식 높여야”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오주현 교수.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오주현 교수.

이상지질혈증은 국내외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치료적 접근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2명은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으며, 4명 중 1명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경험하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의 관리에 있어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은 심혈관 질환 예방과 사망률 감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스타틴 계열 약물은 이러한 이상지질혈증의 치료에서 일차 선택 약제로서 오랜 기간 사용되어 왔으며,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 특히, 이미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 환자에게서 재발이나 사망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 및 기타 최신 연구 결과들은 LDL-콜레스테롤을 최대한 낮출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3월 ESC는 노인을 포함한 모든 환자에게 스타틴을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일차 선택 약제로 권고하였으며, 이는 스타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스타틴의 사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국내 발매 20주년을 맞은 ‘크레스토(성분명 로수바스타틴)’는 고콜레스테롤혈증 조절,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지연,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의 적응증을 모두 보유해 '슈퍼스타틴'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에 본지는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오주현 교수를 만나, 이상지질혈증의 국내 현황과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한 스타틴 단일제의 이점, 그리고 고강도 스타틴의 임상적 혜택에 대해 들었다.

- 국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과 그로 인한 사회적 영향에 대해 설명해 달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 환자 수는 2007년 8.8%에서 2022년 22.0%로 급격히 증가했다. 고혈압은 비교적 잘 진단되고 치료되고 있는 반면, 이상지질혈증은 환자 10명 중 4명이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치료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할 경우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1,000명당 36.9명에서 20.9명으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수적이다.

- 국내 이상지질혈증 발병률은 높아지지만, 치료 비율이 다른 만성 질환에 비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고혈압과 같은 대표적인 만성 질환과 비교하면, 혈압은 간단한 검사로 측정이 가능하고 위험성도 잘 알려져 있다. 약국이나 동네 병원 대부분에서 쉽게 혈압을 측정할 수 있으며, 두통 같은 증상이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질환과 연결되어 국민들의 경각심도 높다. 이러한 인식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뇌졸중, 특히 뇌경색의 발병률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검사를 하지 않으면 발병 여부를 알기 어렵다. 정기적인 검사와 관리가 필수적이지만, 검사를 받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질환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이상지질혈증의 최신 치료 전략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다. 국내외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LDL 콜레스테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스타틴을 일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스타틴을 사용한 후에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 경우, 피브레이트(fibrate)나 오메가-3 지방산을 추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환자에게는 약물치료보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통한 조절을 권고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Low is Better, Early is Better’는 2018년 미국 가이드라인과 2019년 유럽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된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주요 전략이다. 이 전략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강력하게 낮추는 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ESC에서는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70㎎/㎗ 미만, 초고위험군의 경우 5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2022년에 제정된 국내 가이드라인도 ESC의 권고를 따르고 있으며, 고위험군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70㎎/㎗ 미만으로, 초고위험군은 55㎎/㎗ 미만으로 낮출 것을 제안한다. 또한, 기저치보다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권고된다.

예를 들어, 급성심근경색증을 경험한 환자,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 또는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들은 초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더 낮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목표로 삼는다. 반면,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는 5가지 주요 위험인자에 따라 위험도를 평가한 후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설정한다.

LDL 콜레스테롤 외에 심혈관 질환 위험을 평가하는 5가지 주요 위험인자는 ▲연령(남자 45세 이상, 여자 55세 이상) ▲관상동맥질환 조기 발병의 가족력(남자 55세 미만, 여자 65세 미만에서 발병) ▲고혈압 ▲흡연 여부 ▲저 HDL 콜레스테롤(40㎎/㎗ 미만)이다. 위험인자가 1개 이하인 경우 LDL 콜레스테롤을 160㎎/㎗ 미만으로, 2개 이상인 경우 중등도 위험군으로 분류되어 13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권장한다.

- 스타틴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과 치료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설명해 달라.

스타틴을 처방할 때는 먼저 환자의 위험 요인을 평가하고, 심혈관 질환이 이미 있는지 혹은 위험 인자 조절을 목적으로 하는지에 따라 목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설정한다. 저용량 또는 중간 강도의 스타틴 요법(moderate-intensity statin therapy)을 사용하며, 심혈관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스타틴을 강력하게 처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스타틴을 목표 용량대로 조금씩 증량하는 것과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를 병용하는 방법 중 어느 쪽이 더 나은 선택지인가?

치료는 가이드라인 권고사항을 따르는 것이 기본이지만, 결국 환자 개개인에게 맞춘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는 LDL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데 확실한 효과가 있으며, 진료 현장에서 이러한 복합제를 필요한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복합제 병용에 대한 임상 데이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복합제 병용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우선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스타틴을 사용한 후 필요한 경우 복합제를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 다양한 스타틴 계열 약물 중에서 처방 시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주로 고위험군 환자나 이미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많이 진료하기 때문에, 스타틴을 고용량으로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크레스토는 현존하는 스타틴 중 가장 강력한 약제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어, 이러한 환자들에게 특히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 크레스토 처방 시 참고한 대표적인 임상과 그 결과를 소개해 달라.

크레스토는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강하게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면에서 다른 스타틴 계열 약물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임상 연구인 STELLAR 임상에서는 크레스토 20㎎이 아토르바스타틴, 심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의 모든 용량 대비 LDL 콜레스테롤 강하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HDL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크레스토는 7.7%에서 9.6%까지 증가시키며, 다른 스타틴들(2.1%~6.8%)과 비교해 더 나은 효과를 보였다. 중성지방 감소에 있어서도 크레스토는 19.8%에서 26.1%까지 감소시켜 심바스타틴(11.9%~18.2%)과 프라바스타틴(7.7%~13.2%)보다 더 강력한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 크레스토를 처방했을 때 내약성 등 환자 관리는 어떠한가?

크레스토는 다른 약제와 약물상호작용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물은 CYP450 3A4에 의해 대사되는데, 크레스토는 CYP450 2C9에 의해 대사되기 때문에 다른 약제와 약물상호작용 위험이 낮다. 만성 질환자에서 흔히 사용되는 칼슘 차단제, 무좀 치료제와 같은 다른 약제들과 약물상호작용이 적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적고 실제로 간 효소(Liver Enzyme) 상승이나 근육통의 경우에도 다른 스타틴보다는 적게 보고되고 있다.

- 크레스토는 스타틴 제제 중 유일하게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지연에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임상적 의의는 무엇인가?

크레스토는 스타틴 중 유일하게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로 적응증을 받은 약물이다. 2006년에 진행된 ASTEROID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이 좁아진 환자에게 크레스토 40㎎을 처방한 결과, 죽상이 확실하게 감소한 것이 확인되었고, 스타틴 제제 중 최초로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지연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2007년의 METEOR 연구에서도 관상동맥 심질환 위험이 낮은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경동맥 내막을 측정한 결과, 크레스토 40㎎이 위약군 대비 유일하게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크레스토는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지연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이후 2009년 일본에서 진행된 COSMOS 연구와 2012년 한국에서 진행된 ARTMAP 연구에서도 크레스토의 죽상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이상지질혈증의 핵심 문제는 결국 죽상(동맥 내의 지방 축적)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크레스토는 이 죽상을 감소시킴으로써 질환의 근본 원인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 일각에서는 서양인과의 유전적 차이로 인해 효과나 내약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우려가 타당한가?

크레스토는 JUPITER 연구를 통해 심혈관 질환 1차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 이 연구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로 낮지만, 고감도-C반응단백(hsCRP) 수치가 2.0㎎/L로 높은 환자에서 크레스토 20㎎이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얻었다. 다만, JUPITER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약 97%가 백인, 흑인, 히스패닉으로, 아시아인 대상 효과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그러나 HOPE-3 연구가 발표되며 이러한 우려가 해소됐다. HOPE-3 연구에는 아시아인이 49% 포함되었고, 한국인도 연구에 포함됐다. 연구 결과 크레스토는 아시아인을 포함한 다양한 인종에서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인종에 상관없이 1차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따라서 한국인에게도 크레스토의 효과와 내약성에 대한 우려는 크게 없다고 볼 수 있다.

- 스타틴이 많은 데이터를 통해 좋은 약제로 알려져 있지만, 환자들은 근육통이나 당뇨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틴 처방 기준은 무엇이며, 환자들과는 어떻게 소통하는가?

스타틴을 처방할 때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필수적이다. 환자들이 근육통이나 당뇨와 같은 부작용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고, 의사들도 이러한 우려를 계속 듣다 보면 조심스러운 부분이 생긴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와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차적으로 스타틴을 최대 용량으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목표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오메가3-지방산 또는 피브레이트 약물 복합제나 PCSK9 억제제를 추가하는 방식이 권고된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스타틴의 효과는 이미 입증됐지만 나이 자체가 스타틴 불내성의 위험 요인 중 하나이므로 저용량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고령 환자들이 동반 약제를 많이 복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물 상호작용을 고려해 용량을 면밀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환자와의 소통 측면에서는, 스타틴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부작용에 대해 과도하게 설명하지는 않으며, 이는 환자가 부작용을 느낄 가능성을 높이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환자가 부작용에 대해 질문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지만, 이를 이유로 약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또한,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줄이는 스타틴의 혜택을 우선적으로 설명하면서 당뇨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 이상지질혈증 치료 환경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상지질혈증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명 중 4명은 본인이 이상지질혈증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이상지질혈증은 치료 시 87%가 조절 가능하므로, 우선 인지율을 높이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인지율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치료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현재 국가건강검진 이상지질혈증 검사는 4년에 한 번만 이뤄지는데, 검사를 2년마다 시행하는 것도 인지율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만약 질환이 악화된 후에야 치료를 시작한다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스타틴을 처방하는 의료진이나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린다.

가이드라인이 잘 마련되어 있으니, 환자의 위험인자를 신중히 평가해 목표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맞춰 스타틴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을 단순히 복용하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추적 검사를 통해 목표 수치에 도달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많은 환자가 스타틴의 부작용을 걱정하는데, 부작용은 스타틴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 환자에서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약물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단순히 스타틴 탓으로 돌려 스타틴을 포기하거나 용량을 조절하기보다는, 다른 약물들을 면밀히 검토해 줄이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 다른 약물들이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스타틴은 생명과 직결된 약물이다. 따라서 스타틴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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