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 계획 공개
참여 기관에 3조 보상…9월 건정심 심의 후 하반기 시행
정부가 추진 중인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참여하면 서울 소재 1,5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은 일반병상을 ‘15%’, 그 외 서울‧경기‧인천 소재 상급종합병원은 ‘10%’, 비수도권은 ‘5%’를 줄여야 한다.
정부는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관들에 중환자실 입원료 보상 1조5,000억원, 중증수술 보상 5,000억원, 사후보상 1조원 등 총 3조원을 보상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21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개최한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시범사업은 크게 ▲진료 ▲진료협력 ▲병상 ▲인력 ▲전공의 수련 등 5대 분야 구조 전환을 목표로 진행된다.
이 중 진료분야는 중증‧필수의료분야 진료를 강화하며,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3년 내 중증‧필수의료분야 환자를 6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병상과 관련해서는 시범사엄 참여 요건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은 전체 허가병상 중 15%, 그 외 서울‧경기‧인천 소재 상급종합병원은 10%,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5% 감축을 목표로 해야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일반병상 대비 중환자병상 비중 상향을 추진하며, 이를 성과보상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복부는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은 전체 병상 중 17%가 중환자병상이지만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은 10% 수준이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병상관리강화를 위해 병상 확장 억제와 함께 병상당 전문의 기준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복지부는 이 역시 존스홉킨스병원은 10병상 당 전문의 수가 21.7명이지만 우리나라는 최대 4.8명이라고 비교했다.
인력 관련 구조 조정은 전문의를 더 채용하는 것 보다는 ▲숙련 인력 확충과 ▲기존 인력 재배치 중심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숙련 인력 확충 방안으로 전공의 중심 당직을 전문의+진료지원간호사팀으로 전환하고, 전공이 진료비중을 현 40%대에서 20%대로 축소하겠다고 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3조 보상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기관 보상으로는 3조원을 책정했다. 이 중 1조5,000억원은 중환자실 입원료 보상, 5,000억원은 중증수술 보상, 1조원은 사후보상으로 지급되며, 구체적인 방안은 시범사업 전 안내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9월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하반기 시범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 시범사업을 통해 상급종합병원들이 불이익과 손해 없이 체계 전환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의료기관 간 경쟁보다 협력을 요구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지금 상황이 상급종합병원들이 뭘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각자 최선을 다했지만 서로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시범사업을 하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내 종별 의료기관 간 경쟁이 하닌 협력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시범사업을 위해 중증‧전문 적합질환을 확대하는데, 전문질환 중 상당수는 지역 2차병원에서도 진료할 수 있다. 이런 것이 병원 간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박 이사장은 중증환자 적합질환에 로봇수술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로봇수술은 치료방법이지 질환 중증도와 관련이 없다”며 “오히려 무분별할 로봇수술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의대 예방의학과 이상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재정립 시도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참여 병원이 3개에 그쳤다”며 “하지만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은 병원들이 참여하지 않고 기존 방식대로 한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조 전환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 계획에 전체적으로 동의하지만, 정책이라는 것이 설계한 방향대로 정책효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에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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